21일 임단협 찬반투표…합의 이후도 문제 산적
신차 물량 확보·QM6 LPG 모델로 반등 노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1년여를 끌어온 르노삼성자동차 노사의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이 타결되며 침체기를 걸어온 르노삼성차의 향후 방향성에 귀추가 집중된다. 

오는 21일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합의여부가 결정되겠지만 장기간 벌어진 노사 갈등으로 인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또 곧 2019년 임단협을 시작해야 하는 데 이 또한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 파업으로 인해 멈춰선 르노삼성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차


2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사는 2018 임단협 협상에 성공했지만, 1년 가까이 회사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탓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말로 종료되는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 물량을 대체할 차량이 필요하고, 국내 판매뿐 아니라 해외 수출의 전략 차종이 될 신차 'XM3'의 생산 물량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그간 62차례에 걸쳐 250시간의 파업을 이어왔고 회사 측이 추정하는 파업 손실액은 2806억원에 이른다. 금전적인 손실뿐 아니라, 프랑스 르노 본사의 신뢰를 잃어 르노삼성이 담당했던 닛산 로그 생산 10만대 중 약 40%인 4만대 분량을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하지 못하고 일본 닛산 공장으로 빼앗겼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는 빠른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향후 르노삼성차는 부산공장 일감절벽을 해소해줄 'XM3' 생산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르노 수뇌부에서는 이번 파업에 따른 여파로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으로 XM3의 생산을 변경하는 계획을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XM3 생산 물량 확보가 불가능할 경우, 부산공장을 폐쇄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생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은 프랑스 본사측과 긴밀한 대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르노삼성 부산공장 파업의 여파로 본사 임원들의 심기는 매우 불편한 상태로 알려졌다.

진퇴양난 기로에 놓인 르노삼성차는 QM6 LPG 모델을 출시해서, 국내 시장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완화된 규제를 통해 누구나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완성차 시장에서 LPG 차량은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QM6 LPG 모델을 발 빠르게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SUV와 LPG 두 가지의 매력적인 조합을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 르노삼성 QM6 주행 모습 / 사진=르노삼성차
 

르노삼성차가 QM6 LPG 모델을 빠르게 출시 가능하다면,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SUV 차량이면서 가솔린 모델 대비 연료비까지 절감할 수 있는 LPG 모델이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반응은 긍정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르노삼성차의 반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다만 오는 21일로 예정되어 있는 찬반투표에 대한 노조 내부 여론은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라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또한 2018년 임단협 협상이 '찬성'으로 마무리 되더라도 2019년 임단협 협상이 6월부터 다시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르노삼성차 노조는 1년내내 임단협 협상만 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에 뭇매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실질적으로 무리한 파업 및 노사간의 갈등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는 2차, 3차로 이어지는 하도급 공장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에 생산한 물량 전량을 공급하는 2차 하도급 공장 일부는 직원들의 이탈을 막지 못하는 실정이며,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는데 문제가 생길 정도로 공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파업 및 가동 난항으로 인해 부산 지역경제가 침체되어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현재 르노삼성차 관련 업체 취업 기피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는 부산경제를 파탄 직전까지 이끌고 갔다"며 "21일 찬반투표에서는 올바른 판단이 시급하며 이후 경영정상화에 매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오는 6월부터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9년 임단협의 조속한 합의를 통해 1년내내 임단협 협상만 지속하는 르노삼성차 노조라는 편견을 지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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