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흡족해하는 인재 찾아 총선 대비…구체적 공천안 마련”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8일간의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향후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 대표가 국회를 비우고 민심을 청취하는 사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체제로 돌입한 상황이다.

황 대표는 27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총선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역량 있는 인재를 다양한 경로로 확보하겠다는 게 이날 밝힌 구상의 골자다. 그는 “필요하면 삼고초려, 오고초려를 해서라도 좋은 인재, 국민 마음이 흡족해지는 인재를 찾아 총선에 대비하겠다”고 피력했다. 나아가 “구체적인 공천안도 준비해 나가겠다”고도 말했다.

또 민주당 안에서 청와대 출신 등 친문 인사들의 총선 역할론이 대두하는 것을 두고서는 ‘친문일색 공천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우리 당은 국민을 위한 공천이 잘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 절망을 희망으로 만들겠습니다" 민생투쟁 대장정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황 대표의 장외투쟁은 크게 두 지점에서 호평을 받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리멸렬했던 보수를 결집했다는 점과 황 대표 본인의 정치적 체급이 올랐다는 점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보수 결집이라는 ‘주춧돌’을 놓는 사이 민주당은 이미 총선 체제라는 ‘기둥’을 세웠다’는 말도 나온다. 보수 결집에만 집중하면서 인재영입 등 실질적인 총선 채비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 굵직한 여권 인사들의 총선 차출론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을 ‘사령탑’으로 당 안팎에서 꼽히는 선거 전문가들이 모인 ‘양정철 선거 본부’도 꾸린 상태다. 지역구에 출마할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중에는 한국당 ‘텃밭’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들도 보인다.

이에 대응하는 한국당도 총선에서 역할을 할 2000명 규모의 인재풀(pool)을 갖추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전략기지로 삼아 총선 전략을 다듬는다는 계획을 내보인 바 있다. 스펙 위주의 인재영입보다는 당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인재를 우선 영입한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 역시 이날 “당원협의회로부터 인재를 추천받거나 공개 모집을 했다. 청년·여성위원회, 직능단체로부터 젊고 역량 있는 인재를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런 것도 총선 대비”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구상이 효과를 거두려면 한국당이 ‘낡은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게 선결 과제라는 지적도 따른다. 앞선 광화문 집회 등에서 현직 정치인보다 젊은 층에게 먼저 발언할 기회를 준 것도 이러한 지적을 탈피하려는 노력과 맞물린다. 야권 관계자는 “다양한 인재가 모여도 그들은 결국 한국당의 선수”라며 “당 이미지가 개선되면 인재도 자연스레 모일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