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입맛따라 바뀌는 법…본말 전도된 수사 법치주의에 어긋난 정치행위
   
▲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바이오산업을 흔히 '미래 먹거리'라고 부른다. 부가가치가 큰 지식산업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은 위험산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든든한 자본과 축적된 지식이 있는 선진국만이 미래의 먹거리 산업을 차지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 배짱 좋은 배팅을 한 기업 중 하나다. 아마 삼성의 과감한 투자 뒤에는 관련 지식에 대한 냉철한 기업가 정신이 뒤따라야 했을 것이다. 본래 기업가 정신은 낮은 가능성이라도 과감한 투자를 감행함으로써 나타난다. 그래서 성공한 기업을 일반인들의 상식으로 이해하려 해선 안 된다.

바이오산업은 하나의 히트 상품으로 그 기업의 향방이 결정되는 특성을 지닌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산업의 이런 특성을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했고, 마침내 성공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의 성공은 전혀 예기치 못한 정치적 어려움을 가져왔다.

삼성바이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범법을 했다는 논리로 범죄기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바이오 정도의 기업이면 당연히 돌다리도 두드리는 마음으로 의사결정이 될 것이다.

때문에 회계 처리 역시 국내 굴지의 회계법인인 삼정, 삼일, 안진 등에 의뢰를 한 후, 그들의 적정판단을 근거로 추진됐다. 뿐만 아니라 당시 금융감독원도 이에 대해 적정이라고 판단한 지극히 자연스럽고 합법적인 절차였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적정이었던 회계처리도 불법으로 바뀌었다. 적폐라는 이름으로 모든 과거를 재단하는 문재인 정부는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를 불법이란 의혹으로 키워, 검찰수사를 통해 범죄화하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말이 전도된 과잉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분식회계서 시작된 수사가 증거인멸, 사기혐의로까지 확전되면서 '삼바 죽이기'란 논란도 일고 있다. 사진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그러나 기업의 기업가 정신을 통한 각별한 투자정신은 정권과 무관하고, 그 성공의 과실은 우리 국민 모두가 공유하게 된다. 그래서 정권은 개별 기업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섣부른 개입은 해당 기업의 대외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기업의 향후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권의 수명은 5년이지만, 대한민국의 수명은 무한하다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더군다나 앞서 문 대통령은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날 오후 검찰은 삼성바이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의 고위직도 소환할 예정이라고 한다. 삼성바이오를 통해 삼성 본체를 겨냥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법치국가에선 어떠한 개인이나 기업이 법 앞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삼성바이오도 마찬가지다. 예외로 분류되는 기업이어선 안 된다. 그러나 검찰수사라는 칼은 조심스럽게 휘둘러야 한다. 그리고 그 칼끝의 대상이 된 기업에 대해 마치 이미 범법 기업인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는 행태는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정치행위다.

그렇게 되면 수사과정에서 숱한 소문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주주에 대한 재산권 침해행위가 된다. 죄는 법정에서 다퉈야 하고, 법정에서 판결함으로써 범죄여부가 결정된다.

삼성바이오는 전 정권에서 자회사 처리과정을 합리적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새 정부가 전 정권을 적폐로 공격하는 분위기에 맞춰, 전 정권의 모든 결정도 적폐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삼성에 대한 정권의 공격 횟수와 강도를 볼 때, 지금은 삼성바이로를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삼성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정치의 본질은 국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말로, 정치가 경제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제는 기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기업 중에서도 대기업의 기여가 가장 지대하다. 변화하는 국제 경제 속에서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경쟁은 더 가혹하다. 부가가치가 높을수록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한 게 세상 이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산업에서 성공했다.

정부는 이 성공열매가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범죄여부만을 따지는 검찰은 그것이 그들만의 정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모든 정의도 결국은 먹거리가 해결돼야 의미를 갖는다. 성공한 먹거리 산업의 주력기업을 정의라는 이름으로 죽여선 안 된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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