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매매가·수익률 하락세
청약 34곳 중 10곳만 청약마감
"지식산업센터 비규제 투자 상품"
   
▲ 오피스텔, 상가 등이 밀집한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일대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오피스텔 시장 분위기가 암울하다. 서울 신규 오피스텔 청약에서 잔여 물량이 발생하거나 일부 지방에서는 청약자가 1명도 없는 단지가 나타나면서 분양 참패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피스텔 매매가도 하락세를 맞으면서 수익률이 급감하는 추세다. 이는 오피스텔 공급량이 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진 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오피스텔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피스텔 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오피스텔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4월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월 대비 0.12% 떨어지며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다. 서울은 지난해 12월 -0.01%에서 올 4월 -0.09%로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 수익률도 하락세다지난해 말 기준 전국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연 4.98%로 사상 처음으로 5%선이 무너졌다. 이는 부동산114가 2002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저치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에서는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오피스텔 청약단지 34곳 중 청약 마감을 기록한 곳은 10곳에 그쳤다. 지난 4월 대구에 분양한 ‘대구 테크노폴리스 줌시티 오피스텔’은 574실 모집에 1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같은 달 분양한 대구 ‘신서 하우스디어반’은 총 1046실 분양에 청약은 단 4건이었다. 서울에서 분양한 ‘방학 신화하니엘시티’와  ‘빌리브 인테라스’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오피스텔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탓으로 보인다. 정부의 규제 속에서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고 있는 가운데 수요 심리는 저감되고 있지만 공급물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수요가 이를 따라가기가 역부족이라는 것.     

수익형 부동산 중 오피스텔은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 상품 중 하나였지만 지난해 1월부터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오피스텔 분양권을 소유권 등기 이전까지 사고팔 수 없게 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가 시행되면서  주택으로 분류되는 주거용 오피스텔은 세금 부담이 늘어나 오피스텔 보유를 꺼리는 주택자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오피스텔 시장 투자 심리가 지식산업센터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지식산업센터는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규제 상품으로 청약과 전매 제한 등에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세금감면 혜택까지 주어진다. 한국감정원의 건축용도별 통계를 보면, 지난 2014년 37건이던 지식산업센터 인·허가 승인 건수는 지난해 141건으로 늘었다. 4년 새 약 4배가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오피스텔 시장은 매매가격과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수요 심리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며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규제를 받지 않고, 상품 가치가 있는 지식산업센터로 선회하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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