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해외 수주액 93억원 지난해 동기比 31%↓
중동 발주 물량 대기·아시아 인프라 개발 수혜
   
▲ 현대건설이 지난 5월 22일 이라크에서 해수공급시설 공사를 수주했다./사진=현대건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올 상반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신규 해외 수주가 저조한 가운데 하반기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 대규모 발주 물량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면서 수주 실적 성과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신규 해외 수주액은 9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6억달러)보다 31%나 하락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으로 불려왔던 중동 지역에서 38억달러의 수주고를  달성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136억달러에서 68.5%나 줄었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80억달러에서 56억달러로 70%나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반면 유럽 지역은 3억달러에서 17억달러로, 태평양·북미에서는 2억달러에서 3억달러로 신규 수주액이 늘었다.

이는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저유가 기조가 계속 이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3년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에서 부실을 겪으면서 보수적 수주전략을 내세웠다. 이 가운데 해외 수주 시장 내에서 후발 주자격인 중국이 저가 수주 전략을 들고나오면서 국내 건설사들은 중국 기업과의 경쟁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해외 사업 현장에서 적자를 보면서 건설사들이 수익성 위주의 보수적인 수주 전략을 내세웠다"며 "이 가운데 기술력이 되는 유럽과 저렴한 저가 수주로 승부를 보는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지난 2016년(282억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실적을 고려하면 올해 해외수주 규모는 지난해(321억달러)에 보다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하반기 중동과 아시아 중심으로 발주 물량 증가로 건설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대형 발주 프로젝트 물량이 대기 중에 있는데 최근 이라크에서 24억5000만달러 규모의 해수처리 프로젝트 수주를 한 현대건설이 수주 지속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마르잔 가스퍼리 프로젝트(15~16억 달러)와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8억 달러) 등의 해외 수주 계약을 앞두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현대건설의 해외수주 성과는 부진했으나, 인도네시아 발락파판(2조54000억원)과 폴란드 플랜트(1조3000억원) 등 지금까지의 수주 소식을 감안하면 2분기 수주 성과는 분명 나아질 것"이라며 "상반기까지 총 10조원 이상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며, 이는 올해 수주 목표 13조1000억원의 70%가 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중동 지역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폴란드 등에서 수주고를 올릴 가능성도 나온다. 정부가 인도와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중앙아시아 인프라 개발사업에 금융 지원을 본격화며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시장 확대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산유국 다운스트림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발주절차가 지연된 중동 신규수주가 올 하반기에 다수 확정되면 연간 해외수주액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수 있다"며 "아시아권은 교통 관련 인프라를 중심으로 발주 사업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동시에 유럽 국가에서도 수주 가능성이 있어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굵직한 해외 일감을 확보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 화학공장(11억 달러)을 수주, 쌍용건설은 두바이 레지던스 공사(1억6700만 달러)와 적도기니 국제공항 공사((1억9800만 달러)를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서 1억9975만 달러  규모의 컨테이너터미널 건설공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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