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文)주연구원장'다운 오만한 행보" VS "'당 대표급' 행보 계속해야…책임 정치 구현 가능"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친문 실세 양정철 민주당연구원장이 취임 3주 만에 국회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가장 관심받는 민주당 내 '핵인싸 (트렌드에 강하고 무리 속에 잘 섞여 노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로 급부상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3일 양 원장은 30명 이상의 민주당 출입 기자들과 '번개 오찬'을 갖고 오후에는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와 순차적으로 만나 정책 협약을 맺었다.  

   
▲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2018년 1월30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양 원장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자치분권, 지역혁신 토론회를 열었고 오는 10일 경남발전 연구원, 11일에 부산연구원을 방문해 각각 김경수 경남지사, 오거돈 부산시장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며 13일에는 대전 세종연구원 방문 일정도 잡혀 있다. 

야권은 이 같은 양 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맹공을 퍼부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양 원장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만 떠받들겠다는 '문(文)주연구원장'다운 오만한 행보"면서 "박 시장과 이 지사가 청와대의 말을 잘 듣는지, 내년 총선에 잘 협조할 것인지 살펴보라는 대통령 특명이라도 받아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 원장의 부적절한 행보에 말 한마디 못하는 여당의 부끄러움이 여당을 어렵게 만들고 몰락하게 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우 한국당 경기도당위원장 또한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 원장이 지자체 연구원까지 민주연구원의 지역 조직으로 만들려는 것은 집권 여당의 장기집권 플랜"이라며 "양 원장은 지자체 연구기관의 독립성·자율성을 침해하는 망국적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비난 여론에 야당은 제 식구 감싸주기에 나섰다. 

당장 박원순 서울 시장은 지난 5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울연구원과 민주연구원이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 총선을 앞두고 적절한가'라는 질문에 "모든 것이 그렇게(총선 대비) 해석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여의도연구원도 업무협약을 맺자고) 요청하면 얼마든지 협약을 맺거나 협력할 수 있다"고 양 원장을 옹호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양 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현재 대통령의 권력을 만든 핵심 인물"이라며 "당내에선 민주연구원장이라는 자리에 비해 너무 과한 행동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내년 총선을 민주당 승리로 이끌려면 양 원장이 '당 대표급' 행보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당내 관계자는 "정치는 현실이라 장막뒤에 숨어서 커튼 정치를 하는것 보다 최대계파인 민주당의 친문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며 "그래야만 책임 정치도 구현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취임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양 원장의 광폭 행보에 여의도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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