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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통제를 강화하는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분양보증을 받지 못한 재건축·재개발 단지 조합과 시공사들이 고심하고 있다.
분양가 통제 기준 강화로 분양가격이 낮아질 경우 재건축·재개발 단지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우선 분양가 통제를 덜 받을 수 있는 후분양제를 검토하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분양제의 경우 분양자금을 받지 않고 아파트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자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UG는 지난 6일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했다. 개선안을 보면 앞으로 심사기준은 1년 이내 분양의 경우 종전 분양가 100%이내, 1년 초과의 경우는 비교사업장의 105%이내 또는 주변시세의 100%이내로 제한된다. 해당 지역에서 최근 1년내 분양 단지 가격보다 비싸게 분양할 수 없다는 의미다. 변경된 기준은 오는 24일 분양보증 발급분부터 적용된다.
이에 서울 강남을 비롯한 여의도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후분양제'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존 선분양제가 아닌 후분양제를 선택하게 되면 분양가 통제를 덜 받을 수 있고 수익성 확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단지는 후분양으로 분양 방식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부지에 들어서는 ‘브라이튼 여의도’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지금 분양한다면 ‘인근 시세의 100%’로 분양해야 한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통제 강화로 분양가격이 내려갈 경우 일반 분양 수익이 하락해 수익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HUG와 조합 간의 분양가 줄다리기도 길어진다면 비용 증가로 사업성 저하도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어 "입지적으로 흥행이 보장된 강남권 단지들은 HUG의 분양보증 승인이 필요한 '선분양제'가 아닌 '후분양제'를 검토하는 단지가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후분양제를 선택할 경우 공사비용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준공 후 부동산시장의 변수로 미분양 우려도 있을 수 있어 시공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분양보증을 받지 않고 후분양제를 하게 되면 분양 전까지 공사비 마련과 금리 등 문제로 자금 조달에 가장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결국에는 사업성이 보장된 인기 단지 중심으로 '후분양제'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지연될 경우 공급이 위축될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사들은 입지가 좋은 인기사업장 위주로만 사업을 진행할 것이고 분양가격이 낮아질 경우 조합원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높아지기 때문에 재개발·재건축을 진행 속도를 내지 않을 것이다"며 "결국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HUG의 분양가 통제로 분양가격이 더 낮아진다면 청약 당첨으로 얻을 수 있는 시세차익이 더 커질 수 있는 ‘로또 청약’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입주 후 집값이 올라간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분양받기만 하면 ‘로또 청약’이라는 인식은 더 커질 것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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