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희연 기자]초·중·고교가 밀집돼 있는 원스톱 학세권 아파트가 각광받고 있다.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자녀를 둔 3040세대의 학부모 수요자들이 주 수요층으로 떠올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학세권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자 같은 지역 내에서도 통학 거리에 따라 집값 상승폭이 확연히 나뉘고 있다. KB부동산 시세자료를 보면 서울시 강남구 ‘역삼자이’ 전용면적 84㎡의 평균 매매가 시세는 현재 18억2500만원으로 1년 전 16억7500만원보다 약 1억5000만원 올랐다. 이 단지는 인근에 도성초, 진선여중, 진선여고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고 이외에도 도곡초, 역삼중, 휘문고 등 학교들이 밀집돼 있다. 반면 같은 강남구지만 학교들과 떨어진 곳에서 같은 시기에 분양한 ‘A’ 아파트 동일면적의 경우 같은 기간 15억3500만원에서 15억7500만원으로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지방도 마찬가지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수성 롯데캐슬 더퍼스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1년간 3500만원이 오른 반면, 같은 수성구에서 같은 시기에 분양한 ‘B’ 아파트 동일면적의 경우 4억원에서 4억500만원으로 오르는데 그쳤다. 전 단지의 경우 동서초, 신명여중, 남산고 등 학교들이 밀집돼 있지만 후 단지의 경우 반경 약 600m에 초교 한 곳만 위치해 있다.
뿐만 아니라 거래량에서도 교육환경에 따라 편차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부산에서도 학군이 손꼽히는 동래구 온천동의 지난 1년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27건으로 동래구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다음으로 거래량이 많은 사직동(289건), 안락동(237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자녀가 있거나 자녀 계획이 있는 3040세대가 주택시장을 선도하는 주 수요층으로 부상하면서 교육여건이 좋은 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초·중·고교가 단지 가까이 위치해 있는 경우 비교적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고, 인근에 유해 시설이 적어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분양시장에서 이러한 단지들의 인기는 매우 높게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대구광역시 북구에서 분양한 ‘대구 복현 아이파크’는 1순위 평균 280.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인근 복현초·중, 명진고 등 학세권 입지를 갖춰 높은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 동구에서 분양한 ‘계림3차 두산위브’의 경우 1순위 평균 94.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인근 초·중·고교가 밀집돼 있는 학세권 단지다.
이 가운데 인근에 초·중·고교가 밀집된 입지에서 새 아파트가 공급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6월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동 일대에서 ‘힐스테이트 황금 센트럴’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30층, 9개동, 전용면적 75~84㎡ 총 750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황금초, 황금중을 도보로 통학할 수 있으며 대구 8학군으로 꼽히는 경신고, 대구과학고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세대현관에 미세먼지의 세대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에어샤워 시스템(유상옵션)’이 적용된다.
삼호는 내달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 일대에서 응암 제4구역 재건축사업을 통해 ‘e편한세상 백련산’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15층, 8개동, 전용면적 59~84㎡ 총 358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면적 84㎡ 120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연은초, 영락중 등을 도보로 통학할 수 있으며 충암초(사립)·중·고와 명지초(사립)·중·고 등이 가깝다.
대림산업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전포1-1구역 재개발 사업인 ‘e편한세상 시민공원’을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35층, 17개동, 전용면적 59~107㎡, 1단지 1286가구, 2단지 115가구 총 1401가구 규모로 이중 856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성전초, 동의중, 항도중을 비롯해 성모여고, 양정고, 부산진여고 등의 학교가 단지 인근에 밀집돼 있다.
GS건설은 6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일대에서 ‘서초그랑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9개동, 총 1446가구 규모로, 일반분양은 전용면적 59~119㎡ 174가구다. 서초고, 양재고, 서울고, 은광여고 등이 인근에 있는 8학군 지역에 속하며, 서이초, 서운중 등은 걸어서 통학할 수 있을 만큼 가깝다. 대치동 학원가가 가까운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교육여건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주택을 구매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인 만큼 대기수요가 많아 환금성이 높고, 집값도 높게 형성된다”며 “학교 주변은 유해시설이 비교적 적어 학습 분위기가 좋고,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장점까지 갖춰 앞으로도 꾸준히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
|
▲ ‘힐스테이트 황금 센트럴' 조감도./사진=현대엔지니어링. |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