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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령을 예고한 가운데 올 하반기 분양시장 움직임에 이목이 쏠린다. 분양 예정 단지들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앞두고 분양을 앞당길지, 일정을 연기할지 시장의 관심사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의 분양 여부를 두고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와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서울지역에서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연말까지 공급될 아파트는 20개 단지, 1만1700가구가 예정됐다. 하반기 서울시 정비사업 분양물량은 지난해 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시사하는 발언을 지난 8일부터 내놓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014년, 2015년에 규제를 완화하며 요건을 많이 풀어 분양가 상한제가 민간택지에 있어서 무의미한 상태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로또 분양’ 부작용에 대해서는 "최초 분양자에게 막대한 차익을 주지 않느냐는 걱정은 전매제한을 좀 더 길게 한다든가 해 보완할 수 있다"며 “역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할 때 최초 분양자가 '로또'였다고 한다면 상한제를 안 할 때 그 이익은 누가 갖고 가는 것이었는지 의구심도 제기된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 분양을 서두르는 분양단지가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과 분양을 포기하거나 일정을 미루는 단지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의 움직임이 시장의 큰 관심사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므로 도입 이전에 분양을 서두르는 단지가 속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일반분양 분양가가 낮아지면서 그만큼 조합원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통제를 피해 후분양을 검토하던 단지들도 이번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후분양에서 다시 선분양으로 돌아서는 등 대응방안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민간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예고하면서 서울 정비사업 단지들은 후분양으로 선회하기도 힘들어진 상황이다"며 "이에 아예 분양 일정을 앞당겨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에 분양에 나서는 단지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반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분양가 규제가 강화된다면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수익성 타격이 예상돼 분양이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한제가 적용되면 선분양이든 후분양이든 원가 수준에서 분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책이 강력하다”며 “주요 대형 건설사의 분양 물량이 이연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비사업의 취지 자체가 수분양자의 로또분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부담 감소를 통한 주택 재정비에 있다"며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단지의 경우 하반기 분양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반기 분양시장 내 여러 변수도 있기 때문에 분양시장 전망을 쉽게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는 10월 예정된 청약업무 이관 등 영향으로 분양 일정이 밀려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분양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다"며 "다만 아직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이뤄진 것이 아니고, 청약업무 이관 등 시장 내 다른 변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 분양 예정 물량이 나온다면 준공 후 가치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비사업이 위축되는 등 수년 내 도심에서의 신규 공급 물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분양하는 단지가 입주하는 2021년께 서울 내 신규 분양 아파트가 줄어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청약자는 중도금 대출 규제 등으로 목돈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철저한 자금계획이 수반된 청약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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