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당했다. 상대팀 마이애미 타자들에게 당한 것이 아니라 다저스 불펜에게 당해(?) 눈앞까지 와 있던 승리를 날렸다.

커쇼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안타 2개와 볼넷 1개만 내주고 삼진을 10개나 잡아내는 위력적인 피칭이었다.

다저스 타선의 지원사격도 활발했다. 작 피더슨이 1회말 톱타자 홈런을 날려 기선제압을 해줬고, 4회말에는 커쇼 자신의 1타점 적시타 포함 3점을 추가했다. 5회말 저스틴 터너의 솔로포가 터지는 등 2점을 더 뽑아냈다.

커쇼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다저스는 6-0으로 앞섰다. 6점 차의 여유있는 리드 속에 마운드를 불펜에 넘긴 커쇼. 하지만 불펜이 6점 리드를 지켜주지 못했다.

   
▲ 사진=LA 다저스 SNS


7회초 마운드를 물려받은 J.T. 차코이스가 스탈린 카스트로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마이애미에 첫 점수를 내줬다.

8회초가 다저스와 커쇼에게는 악몽이었다. 차코이스가 선두타자에게 내야안타를 내주자 투수를 케일럽 퍼거슨으로 교체했다. 퍼거슨은 두 타자를 상대해 2루타와 볼넷으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못잡고 무사 만루를 채운 뒤 강판했다. 긴급 구원 등판한 이미 가르시아도 이 위기를 막지 못하고 희생플라이와 2루타 등을 허용, 승계 주자 3명을 모두 홈인시켰다.

6-4로 쫓긴 가운데 1사 만루 위기가 이어지자 다시 마운드를 페드로 바에즈로 교체했다. 바에즈는 해롤드 라미레즈를 2루쪽 땅볼 타구로 유도해 불을 끄는가 했지만 이번에는 수비 실책이 나오며 두 명의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6-6 동점이 되면서 커쇼의 승리가 허망하게 날아간 순간이었다.

다저스는 8회말 맷 비티의 스리런포 등으로 4점을 뽑아 10-6으로 결국 승리를 거뒀지만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불펜진의 부진이 또 한 번 부각돼 걱정을 남겼다.

지난 15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는 류현진이 만들어놓은 4-2 리드를 불펜이 지키지 못하고 동점 추격을 당했고, 19일 필라델피아전에서도 불펜진의 방화로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전날(20일) 마이애미전에서는 다저스가 2-1로 이겨 7이닝 1실점 호투한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됐다. 이 경기에서는 8회 선발요원 마에다 겐타가 셋업맨으로 등판해 1이닝을 던져줬다. 최근 다저스 불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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