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없이 커피 주문 빈 테이블도 보여...일본 건축가 설계, 일본 매장과 차별성 없어, 일본 브랜드로 알고 '일본 불매운동' 영향도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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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수동 블루보틀 매장. 얼마전까지 이 곳에서는 엄청난 고객들이 줄을 섰다./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 5월 한국에 처음 진출한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 벌써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오픈 초기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몇 시간 줄을 서는 진풍경을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배경에는 최근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성수동에 첫 매장을 열었던 블루보틀이 약 3개월 만에 인기가 시들한 모습이다. 이날 오전 찾아간 블루보틀 성수 매장에는 대기줄 없이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매장 내에는 빈 테이블도 드문드문 보일 정도였다.
서울 성수동에서 근무하는 이모 씨(39세)는 "얼마 전까지 블루보틀 매장 앞에는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대기 줄이 엄청났었는데 지금은 거의 대기 없이 커피를 주문해서 마실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 "일반 커피 매장에서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는 거와 비슷하며 근처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것과 시간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서울 삼청동의 블루보틀 2호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루보틀의 인기가 급속하게 시들해진 배경에는 음료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라는 점과 주변에 커피 전문점들이 너무나 많다는 점이다. 굳이 블루보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성수동이나 삼청동까지 가서 줄을 서서 커피를 마셔야 하는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 인증샷을 올리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도 이미 한번 씩은 다녀간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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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보틀 성수점 계산대 앞에는 대기줄 없이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사진=미디어펜 |
특히 블루보틀의 인기가 시들해진 배경은 최근 사회 전체적으로 퍼지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변에서 블루보틀을 일본 브랜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블루보틀을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블루보틀이 한국에 진출하기 전, 한국인들이 블루보틀을 가장 많이 접했던 국가는 일본이었다. 또 블루보틀 창업자인 제임스 프리먼은 일본 전통 문화를 사랑하는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보틀에서 적용한 드립 커피 추출 방식 역시 일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블루보틀의 첫 해외 진출국 역시 일본이었으며 일본의 블루보틀 매장은 일본 건축회사인 '스케마타 아키텍트'가 맡았다. 제임스 프리먼은 아시아를 방문하면서 수없이 일본을 방문했지만 한국은 지난 5월 성수점 오픈할 때 방문한 게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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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보틀 성수점 매장 내에는 빈 테이블도 보였다./사진=미디어펜 |
블루보틀은 한국에 진출하면서도 성수동과 삼청동 매장 설계를 일본의 '스케마타 아키텍트'에 맡겼다. 일본과 한국 매장의 큰 차이점이 없다는 점이다. 거기다 한국에 진출할 때 메뉴판에 적힌 유자 메뉴인 '레몬 유자 피즈'를 일본식 발음인 '유주'(YUZU)라고 적어 논란이 됐다. 이후 삼청동 매장을 오픈하면서 '유자'(YUZA)라고 바꿨다.
블루보틀커피코리아 관계자는 "블루보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브랜드이며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제임스 프리먼이나 브라이언 미한 사장 등을 알고 있을 정도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며 "더불어 고객들은 꾸준히 매장을 찾아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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