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공장을 방문,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의 설명을 들으며 탄소섬유로 만든 자전거 차체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은 송하진 전북도지사. /청와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고성능 탄소섬유를 국내 최초 개발한 (주)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을 방문해 탈 일본 경제행보를 시작했다. 8.15 광복절 직후 탄소섬유 생산 현장을 찾아 ‘극일’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북 전주를 찾아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에서 개최된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한 뒤 효성첨단소재 공장 증설 현장과 현재 가동 중인 1라인 생산공장을 방문했다. 

먼저 조현준 효성 회장이 현장 공사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세계 최초로 탄소섬유 제조를 위한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자신 있다는 말씀이시지요”라고 되물었고, 조 회장은 웃으면서 “자신 있습니다”라고 답해 좌중에서도 웃음이 터졌다.

이어 문 대통령은 “(탄소섬유기술이) 수소전지에도 쓰이죠? 항공기 동체에 쓰이는 탄소섬유도 효성에서 만듭니까”라고 물었고, 조 회장은 “아직 그것까지는 만들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도전할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은, 지금 수소차로 가장 먼저 시작됐는데 충전소, 2차전지 이런 여러 가지 부분에서 혹시 일본이 소재 수출을 통제하게 되면 우리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들을 한다. 기대가 큽니다”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탄소섬유 생산 현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동 중에 조 회장에게 “그래서 보니까 요즘 실적도 좋고 주가도 많이 오르던데요”라며 웃었다. 문 대통령은 공장 입구에 전시된 탄소섬유와 일반 화학섬유 샘플을 보면서 탄소섬유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동 중간 중간 생산라인 직원들과 악수 나누며 포장된 탄소섬유 상자를 직접 들어보기도 했다. 탄소섬유 활용 제품을 전시하던 문 대통령은 탄소섬유로 만든 장애인용 의족(장애인 육상선수가 차고 있는 것과 같은 제품)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러자 조 회장은 탄소섬유로 만든 등산용 스틱을 들어 보이며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께서 등산을 좋아하시는데 나중에 개마고원 트래킹 가실 때 꼭 (우리 제품을) 써 달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었다. 

문 대통령은 탄소섬유로 살을 만든 합죽선 부채에도 관심을 가지고 몇 차례 접었다 폈다 했고, 이어 아라미드 소재로 만든 방탄헬멧과 방탄조끼 등 효성의 방위산업 관련 제품들도 살펴보고, 효성이 세계시장 40% 점유하고 있는 수소충전소 장비도 둘러봤다. 

이어 문 대통령은 탄소소재를 활용해 3D프린터로 만든 자동차 모형에 조 회장과 함께 올라앉아 관심을 보이면서 “효성이 완전히 돈 벌겠는데요?”라고 말해 모두 웃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박전진 효성첨단소재 공장장의 설명을 들으며 기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등 참석자들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 개막을 지켜보고 있다./청와대

조 회장은 ”이 자동차 모형을 탄소 한 가닥으로 끊이지 않고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놀라면서 ”자동차 전제를요? 요즘은 꿈을 꾸면 몇 년 뒤에 현실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조 회장은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효성은 탄소섬유의 미래가치에 주목해 독자 기술개발에 뛰어들었고, 2013년 전주에 공장을 만들어 연 2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저희는 이런 작은 성취에 머물지 않고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서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의 한 축을 담당코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하겠다. 생산라인을 1개에서 총 10개로 늘리겠다. 당장 내년 봄에 제2라인을 가동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며 “이어서 3호, 4호, 5호 라인을 2년 단위로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증설공사가 모두 끝나면 연간 2만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하게 된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고, 2300개의 질 좋은 일자리도 새로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저희 효성이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이 가능한 이유는 소재는 물론 생산공정까지도 독자 개발해서 경쟁사 앞서겠다는 기술적 고집에 있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또 다른 소재산업의 씨앗을 심기 위하여 세계 최초로 개발한 폴리케톤 등 여러 신소재 분야에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조 회장은 “저를 비롯한 모든 효성 임직원들은 세계 최고의 소재강국 대한민국 만드는데 앞장서겠다. 그리고 이곳 전주를 세계 최고의 탄소산업 메카로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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