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적용 덜 받는 '분양막차' 단지 관심
재건축 시장 집값, 재건축 단지들 혼란
"시기·지역 구체적으로 나와야…"
   
▲ 반포주공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10월 중으로 예고된 가운데, 청약 시장과 재건축 시장이 온도차를 보인다. 

예비 청약 수요자들은 규제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예고된 10월 전 '분양막차'를 타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서울 주요 재건축단지들은 분양일정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기와 지역이 구체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의 온도차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 일정을 서두르는 단지들이 늘어나면서 청약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발표 이후, 지난 23일 분양에 나섰던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견본주택에 사흘 동안 약 3만명이 방문해 개관 첫날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오는 10월 이후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확률이 높아지면서 분양가격은 낮아지지만, 전매 제한 기간이 10년으로 확대되는 등 규제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 분양을 받으려는 예비수요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비규제 지역 분양 단지에도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지난 23일 분양한 ‘e편한세상 김포 로얄하임’의 견본주택에도 주말 3일 동안 1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같은 날 분양한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 견본주택에도 사흘 동안 3만1000여명이 방문했다.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5년 이내 청약 당첨 사실이 있는 다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다. 당첨 6개월 뒤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기 때문에 실수요자뿐 아니라 다주택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당 단지들의 청약 접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실제 분양 흥행을 했다고 보기가 이르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업계 내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되기 전 분양되는 단지가 사실상 규제 적용을 피할 수 있는 '막차 단지'라고 판단해 청약에 나서는 수요자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 일반 분양 물량도 늘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에는 전국 7036가구(총가구 수 기준)가 분양될 예정이다. 8월 셋째~넷째 주 일반분양하는 물량은 1만 328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물량(6187가구)의 2.2배 수준이다.

반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 재건축 시장은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수익성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표적으로 상아2차(래미안 라클래시) 재건축 조합은 지난 24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내달 선분양에 들어가기로 했다. 해당 단지는 HUG와 분양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지난 6월 강남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먼저 후분양을 하기로 결정했던 단지다.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원베일리), 둔촌 주공아파트 등 이미 이주를 진행한 단지들도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다. 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일부 단지들은 사업을 서두르기보다는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또한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축 아파트 가격은 억 단위씩 오르면서 시장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주 -0.03% 변동률을 기록하며 19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은마 등 주요 재건축 대장주들의 시세가 수천만원씩 하락한 반면 신축 및 준신축 아파트들은 공급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반대급부로 호가가 억 단위씩 상승했다. 

이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전 청약시장과 재건축 시장이 온도차를 보이면서 구체적인 시기와 지역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구체적인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과 시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불안감이 커져 청약 시장에서는 규제 적용 전,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는 것이고, 재건축 시장 내에서도 혼란만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며 "시기와 지역이 결정 나기 전까지 시장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서초구는 오는 29일 ‘정부 분양가상한제의 바람직한 방향 모색’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연다. 관내 관리처분 인가 후 분양 준비 단지가 14곳에 달할 정도로 이번 상한제 영향권 중심에 있는 서초구는 토론회 결과를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