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문재인 정부가 내년도 513조 규모의 ‘슈퍼예산’을 편성하자 예산 투입으로 수혜를 입을 업종을 찾는 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방예산이 증가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힘이 실리는 만큼 방산주와 건설주의 반등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정부의 예산 투입보다는 기업들의 근본적인 실적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거쳐 내년 예산으로 물경 513조 5000억원을 편성했다. 발표 즉시 ‘슈퍼예산’이라는 별칭을 얻은 내년도 예산은 올해와 비교했을 때 9.3%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2009년 10.6%의 확장된 예산을 편성한 이후 최고 수준의 증가율이다.

   
▲ 사진=연합뉴스


기록적인 예산안 편성이 확정되자 자본시장은 즉시 손익계산에 돌입했다. 막대한 예산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는 분야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주가도 부양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내년도 국방 분야 예산이다. 정부는 국방비로 50조 2000억원을 책정했다. 올해 대비 7.4% 증가한 규모이며 국방예산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단, 지난달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비해서는 2000억원 줄었다. 국방 예산 증가 속도도 작년(8.2% 증가)과 비교하면 다소 둔화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50조원을 넘어선 국방비가 방산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는 기대감은 존재한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방예산에서 방위력개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32.9%에서 내년 33.3%로 높아졌다”면서 “내년에도 항공기 관련된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한편 정부는 건설·교통 등 SOC 분야 예산을 올해보다 12.9% 많은 22조 3000억원으로 책정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과 2019년에 20조원 아래로 떨어진 예산이 다시 20조원대로 회복됐으며, 증가율은 올해 4.2%의 무려 3배 수준이다. 이번에 함께 발표된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SOC 예산안은 2022년 23조 7000억원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전폭적인 SOC 확충과 관련된 종목들의 주가도 성장세가 기대되지만 가파른 속도를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0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는 대부분의 사업이 설계, 착공 등 초기단계라 예산도 4740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면서 “다만 SOC 부분(예산안)은 건설업종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번 예산안의 영향은 전반적인 지수 상승보다는 개별종목 단위로 약간의  수혜주가 존재하는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예산 증액에 따른 주가 부양에는 엄연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전제하면서 “개별 기업들의 실적이 근본적으로 뒷받침 돼야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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