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장르와 정서가 너무나도 다채롭다. 그런데 결코 산만하지가 않다. '판소리 복서'가 2019년 가장 재기발랄한 크로스오버를 선보였다.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판소리 복서'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정혁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이 참석했다.

'판소리 복서'는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를 만나 잊고 있었던 미완의 꿈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생애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단편영화 '뎀프시롤: 참회록'(2014)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큰 주목을 받으며 장편 제작이 확정됐다.


   
▲ 사진=영화 '판소리 복서' 포스터


정혁기 감독은 "이 작품은 단편영화에서 시작했다. 단편에서 미안한 마음을 주제로 이야기했는데, 장편으로 오면서 주제와 정서를 확장시켰다"면서 "판소리, 복서, 재개발, 유기견, 필름 등 소재들을 통해 잊히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판소리 복서'는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장편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위트와 개성이 넘친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 등 캐릭터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배우들이 연기의 맛까지 더해 강력한 재미를 선사한다.

엄태구는 "'뎀프시롤: 참회록' 때부터 감독님의 팬이었다. 장편영화 시나리오가 제게 왔을 때 너무 큰 기대가 됐고, 감독님까지 뵙고 나니 너무 하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직 프로복서로 변신, 판소리에 맞춰 날렵한 몸동작을 선보인 엄태구. 그는 "복싱은 오랜 기간 기본기 연습을 했고, 계속해서 장단을 들었다"면서 "장단에 맞춰 이 동작 저 동작을 해보고, 주변 분들에게 어떤 동작이 괜찮은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이혜리는 힘찬 에너지로 엄태구를 든든하게 지원사격, 극에 풍성함을 더한다. 극 중 엄태구를 위해 신명 나는 장구 연주를 들려준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두 달 동안 장구를 연습했다"고 밝혔다. 엄태구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최고의 파트너였다"며 웃어 보였다.


   
▲ 사진=영화 '판소리 복서' 스틸컷


'판소리 복서'는 판소리 복싱이라는 B급 코드와 독특한 말맛으로 극을 전개하면서도 1류스러운 세련미를 갖고 있다. 꿈을 향한 도전을 비롯해 옛것들을 향한 애틋한 감성, 순수한 열정의 아름다움까지 참 많은 이야기를 담은 '판소리 복서'. "엉뚱하고, 재치 있고, 슬프기도 했다"는 혜리의 감상처럼 영화는 관객들에게 각양각색의 여운을 남길 듯하다. 김희원 역시 "인간 승리 스토리에 코믹, 신선한 멜로까지 볼거리가 너무 많았다"면서 관객들에게 기대를 부탁했다. 

신명 나는 장구 연주와 에너지 넘치는 복싱을 조화롭게 그려낸 '판소리 복서'는 오는 10월 9일 개봉한다.


   
▲ 사진=영화 '판소리 복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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