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 분양·입주권 2억~9억원 웃돈 형성
'신정뉴타운아이파크위브' 분양권 최고가 경신
"분양 물량 쏟아지면, 분양·입주권 잠시 위축세"
   
▲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 아파트 재건축 현장./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서울 신축 아파트 가격이 꿈틀하면서 품귀 현상도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입주권·분양권 몸값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하기로 하면서 내년 초까지 분양을 서두르는 단지들이 나올 경우 신축 아파트 입주권과 분양권 가격도 잠시나마 위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제한적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신축 아파트 쏠림 현상과 입주권과 분양권 모두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6일 관련 업계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4구 재건축 단지 입주권과 분양권 거래량과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9월 분양한 송파구 거여동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전용 84.98㎡의 입주권이 지난 9월 중순 11억 2459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단지의 일반 분양가는 8억 9350만원이었다. 분양한지 1달만에 웃돈이 2억원이나 붙은 셈이다.  

올 6월에 분양한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전용 119.41㎡의 입주권은 지난 8월 말 25억8459만원에 거래됐다. 이 주택형의 분양가는 16억3000만원 이었다. 2개월 사이 분양가 대비 7억원 가량의 웃돈이 형성됐다. 지난해 분양 당시 '로또 청약' 단지로 이목을 끌었던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 전용 84.94㎡의 분양권은 지난 9월 말 2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주택형의 일반 분양가격은 14억 3160만원이었다. 웃돈이 8억원 가까이 붙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강남포레스트'도 8월 말 전용 84.83㎡의 입주권이 분양가(11억200만원)보다 9억원 가까이 오른 20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의 분양·입주권 몸값도 오르고 있다. 해당 단지의 분양권과 입주권 총 거래량은 6월 28건, 7월 21건, 8월 17건으로 지난달에는 27건으로 꾸준히 거래가 진행됐다. '고덕그라시움' 전용 113.23㎡의 분양권은 8월 말 18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는 10억 8400만원으로 7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었다. 7월 초 15억 8962만원에서 2억원이나 올랐다. 전용 127.77㎡의 입주권과 전용 113.4㎡의 입주권도 지난 9월 각각 18억 500만원, 16억원으로 손바뀜 됐다. 그라시움 가격은 인근 대장주였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가격을 넘어섰다.
 
비강남권의 가격 오름세도 계속되고 있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에코자이'는 전용 84.98의 입주권은 9월 초 5억 8187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대 시세도 올 상반기까지 6억원 후반대를 형성되다가 최근에는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물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장위뉴타운 분양권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래미안8차' 전용 84㎡는 3월 9억원에서 상승해 지난 8월 중순 9억1800만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됐다. 

마포구 대흥동에 입주를 앞두고 있는 '신촌그랑자이'도 몸값이 올랐다. 분양 당시 해당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59㎡A가 5억8000만~6억6000만원, 84㎡A는 7억1900만~8억2300만원이었다. 해당 주택형의 분양권은 분양당시 가격보다 약 5~6억원이 뛴 상태다.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 아이파크위브'도 입주권, 분양권 모두 가격이 껑충 뛰어올랐다. 해당 단지 전용 84.98㎡의 입주권은 지난 9월 초 8억568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7월 거래됐던 7억8000만원보다 올랐다. 6월 이후 분양권 거래 건수는 33건에 달한다. 지난 7월 전용 84.97㎡짜리 분양권이 8억6155만 원에 팔렸고, 지난 9월 초 8억668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 경신가를 세웠다. 
 
이처럼 입주·분양권이 오르는 이유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예고에 따라 서울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치열해지고 청약 당첨 가점도 높아져, 신축 아파트로 수요자가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 매매 가격도 계속 오르다 보니 입주·분양권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예고되자 신축은 물론 분양권이나 입주권으로 수요자가 쏠리다 보니 거래량과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상한제가 시행되면 잠깐 위축세를 보여도,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서울 재건축 재개발 단지들에 6개월의 유예기간을 주면서 하반기부터 내년 4월까지 분양을 서두르는 단지들이 나올 수 있어 입주권과 분양권 쏠림 현상이 잠잠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 유예기간 동안은 잠시 신축 아파트 입주권과 분양권 거래 등 가격이 위축세를 보일 수는 있다"며 "다만 유예기간이 한정적이고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면 5년~10년 동안 전매가 금지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신축 아파트 쏠림, 입주권과 분양권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 생기면서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