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1.90%) vs 지방8개도(-9.01%) 부동산시장 격차 확대
수도권 외곽 중심 하락세, 부산울산·경남 리스크 가장 커
"지방 미분양 해소 등 장기적 산업·공간정책 유기적 결합"
   
▲ 대전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대전광역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지방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 정책이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급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 일부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되고, 지방 내에서도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역과 현장에 기반해 전국 지방 부동산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도권 외곽 부동산 시장은 전국 평균보다 더욱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지방의 경우 지역 경기 침체, 주택경기 악화 등이 금융 리스크로 전이(연체율 상승, PF 부실 등)될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2014년 이후 격차가 벌어지면서 지난해까지는 연 14.2%씩 격차가 확대됐다. 수도권 아파트가 1.90% 상승하는 동안 지방 8개도는 9.01% 하락했다. 

우선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경기·인천 주택시장은 지난 2017년 이후 외곽에서부터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9.13 대책을 분기점으로 하락장으로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시세 기준으로 지난 2017년 1월부터 올 9월까지 11.5% 상승하는 동안 서해안권(오산·평택·안산)은 2.1% 하락해 상대적인 편차를 드러냈다. 평택(-7.6%), 오산(-6.1%), 안성(-5.5%), 안산(-3.8%) 등은 지방보다 더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경기도 내 8600가구의 미분양 주택 중 43.7%에 달하는 3700여가구가 평택과 안성 등 두 지역에 집중됐다.

이는 지역 경제 기반 약화와 서울 접근성이 수도권 주택가격의 편차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다, 향후 인근 지역인 화성 동탄2, 평택 고덕신도시 등 주택공급이 지속될 경우 하락세가 짙어질 수 있다고 우려도 나온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수도권 주택가격 양상은 서울로의 대중교통 접근성과 뚜렷한 선형관계가 있어 광역교통망 여건이 외곽지역 주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존 개인 분양 방식보다는 운영형 상품을 개발하고 대체투자상품을 활성화해 입주자 및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업체들이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시장 분화, 지역 산업 악화 여파, 수익형 부동산 거래량 감소 등이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경기·인천 지역의 리스크 관리에 대해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핀셋 규제 완화를 통해 풍선효과를 막고, 기존 분양형 사업 혹은 단순 임대 사업에서 벗어난 운영모델을 개발, 개선하는 한편 시설 및 자산 관리업을 활성화해 건물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건산연은 지방 시·도를 중심으로 재고 주택가격 하락과 하락세 장기화, 미분양 적체현상 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으로 경북·경남·충북은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으며, 울산·충남·강원·부산은 10% 이상 하락했다. 하락세도 장기화돼 충북·경북·충남·경남의 경우 40개월 이상, 제주·울산·부산·창원·강원·전북 등은 20개월 이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경제가 악화된 지방 중소도시 주택가격은 하락 폭이 더욱 컸다. 경남 거제시는 최고점 대비 무려 34.6% 떨어졌고, 창원 의창구(-22.6%), 울산 북구(-22.5%), 경북 포항시 북구(-22.6%)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건산연은 특히 부산·울산·경남의 리스크가 가장 크고 재고 주택시장 및 신규시장 모두에서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봤다. 수도권 다음으로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은 낮으며, 연체율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신규시장 중심의 금융리스크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방 주택시장의 리스크 확대로 금융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주택담보대출 평균 담보인정비율(LTV)이 2분기 56.2%로 수도권 49.4%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올해 대부분의 지방 시·도 연체율이 올라 울산과 경남이 1.75%까지 상승했다.

허윤경 건산연 주택도시연구실장은 “모두가 서울 집값만 쳐다보는 사이 지방 주택시장은 어려운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주택경기의 악화가 금융 리스크로 옮겨가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과 같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미분양 관리지역에 한해 환매조건부 매입이나, HUG의 보증건수 제한 완화 및 민간임대주택 매입자금대출 재개 등을 통한 다주택자의 유인책으로 지방 미분양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는 산업정책과 공간정책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인구가 감소하는 지방 도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방 지역 중에서 대구, 대전, 광주 지역은 집값 상승률이 오르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지방 지역별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는 것.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9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에서 서울(107.21)을 제외한 상위 3개 지역이 대전(104.83), 광주(103.15), 대구(102.69)였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 26일까지 전국 시·도별 평균 전체 청약경쟁률은 △세종 44.06대 1 △광주 40.76대 1 △대전 38.7대 1 △서울 24.81대 1 △대구 22.11대 1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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