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대책 후 서울 주요 신축 아파트값 상승세
"공급 감소 우려·시장 불안정성, 매수 심리 자극"
   
▲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정부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6개월 유예기간을 주겠다고 손질에 나섰지만, 서울 신축 아파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 

신축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유예기간에도 불구하고 주택 공급 감소 우려와 6개월 안에 도시정비사업장들도 분양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관련 업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보완책을 담은 10·1대책 이후 준공이 10년 안 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준공된 반포구 반포동 '반포자이'의  84.984㎡은 24억 1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같은 주택형은 올 6월 24억원에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역대 최고가이다. '반포자이' 59.98㎡은 19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들어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 8월(19억4500만원)보다 가격이 더 올랐다. 

지난 2018년도에 준공한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트자이'의 전용 84.9㎡는 18억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롯데캐슬로제'(2009년 준공) 172.27㎡도 이달 들어 23억9000만원으로 실거래 됐는데 지난해 9월 거래된 21억6000만원보다 2억원 넘게 오른 가격으로 손바뀜됐다. 

비강남권 지역에서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 '경원 북한산 휴그린'(2016년 준공)의 전용면적 70.34㎡가 3억33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올들어 3월 3억1000만원에서 지난달 3억1600만원으로 거래됐다. 강서구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2015년 준공)는 119.63㎡ 12억원의 신고가를 달성했다. 해당 주택형은 올 5월 11억5000만원에서 7월 11억4500만원으로 가격이 형성되다 이달들어 5000만원이나 급등했다.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센트럴아이파크'(2018년 준공)는 준공 이후 시장에서 처음 실거래됐다. 해당 아파트의 84.97㎡은 이달 7일 10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준공된 성동구 금호동 '이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 59.95㎡는 지난 9일 11억1500만원의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주택형은 지난 7월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달 만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양천구 신월동 '신월 롯데캐슬'(2014년 준공)은 84.966㎡는 이달 1일 7억6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6월 7억5800만원, 9월 7억6000만원으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중구 '덕수궁롯데캐슬'(2016년 준공)도 두달 동안 신고가 행진을 기록했다. 덕수궁롯데캐슬  82.32㎡는 지난 5일 13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8월 12억8500만원보다 4500만원이나 올랐다.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은 서울 지역 집값 상승세에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5주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7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0.07%올랐다. 다만  지난주(0.08%)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강북 14개 구가 0.06%, 강남 11개 구가 0.08% 올랐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발표에 따른 관망세 확산과 신축 단지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송파 (0.14%→0.12%)·강남(0.13%→0.11%)·서초구(0.09%→0.08%) 등 강남3구는 오름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감정원은 신축 아파트와 대단지 아파트값 상승세에 저평가됐던 단지들의 가격 갭 메우기가 더해지면서 강세가 이어졌다면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예 영향과 집값 급등세에 대한 피로감에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상승폭이 다소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이같이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대해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6개월 유예한다고 밝힌 이후에도 신축 아파트 몸값이 높아진 이유에는 공급 감소 우려로 인한 시장 불안정 분위기가 수요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유예했다고는 하지만 6개월 안에 입주자모집에 나서는 단지가 한정적으로 보이고, 유예기간도 짧다보니 공급 감소 우려가 완벽하게 해소된 것은 아니다"며 "더구나  정부의 추가 대책이나 시장 불안정성이 막연한 현재 신축 아파트를 사고보자는 수요 심리가 맞물리는 것도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향후 서울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은 더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1058만7292가구의 아파트 중 입주한 지 1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는 72.57%(768만3556가구)에 달한다. 서울과 인천·경기의 1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도 73.54%다.

이렇다 보니 수도권 내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 동안 수도권 아파트(재건축 제외) 가격 상승률을 보면, 입주 5년이하 아파트가 4.62%를 기록하며 6∼10년 이하(3.15%)와 10년 초과(4.12%) 아파트보다 높게 나타났다. 최근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작용으로 서울 핵심 입지의 신축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0.06% 올랐는데 입주 5년 이하 새 아파트와 주요 재건축 단지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한편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입주자모집공고 절차가 아닌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 재건축 단지 등이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