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38·두산 베어스)가 은퇴한다. 사흘 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우승 확정 순간 마운드를 지킨 것이 현역으로서 배영수의 마지막 모습으로 남게 됐다.

배영수는 최근 두산 구단에 은퇴의사를 밝혔다고 29일 스포티비가 보도했다. 김태형 감독은 배영수에게 플레잉코치나 은퇴 후 코치를 제안했고, 배영수는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후 은퇴를 결심힌 것으로 알려졌다.

배영수는 통산 138승을 거둬 현역 가운데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투수다. 2000년 삼성에서 프로 데뷔해 2014년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며 '푸른피의 에이스'로 불렸다. 2015년 한화로 이적했고, 은퇴 압박 속에 올해 두산으로 팀을 옮겨 현역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배영수의 통산 성적은 499경기 등판해 138승 122패 3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46. 전성기를 지나 삼성을 떠났기 때문에 한화에서도 두산에서도 크게 두드러진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두산 불펜투수로 37경기 출전, 1승 2패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하며 두산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기여를 했다.

   
▲ 배영수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마무리에 성공하며 두산의 우승을 확정짓고 김태형 감독과 감격적인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특히 배영수는 가장 극적으로 현역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6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 두산이 11-9로 앞선 연장 10회말 1사 후 등판, 두산의 승리를 지켜내며 우승 확정 순간 마운드를 지킨 투수로 기록에 남게 됐다.

사실 이날 경기에 배영수의 등판 계획은 없었다. 이용찬이 마무리로 나서 볼을 던지고 있던 상황. 그런데 김태형 감독이 마운드 방문 횟수를 착각해 이용찬을 교체해야 했고, 배영수가 긴급 투입됐다.

배영수는 한국시리즈에만 25경기 출장하는 베테랑답게 긴박한 상황에서도 웃으며 마운드에 올랐고, 아웃카운트 두 개를 가뿐히 잡아내고 최고령 한국시리즈 세이브 기록을 세우며 두산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자신의 경력에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하나 추가하는 것으로 선수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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