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현재 한일 갈등이 있지만 한국을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걱정이나 부담은 전혀 없었습니다. 정치와 음악은 별개니까요."

경제 제재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예술인들이 우정 콘서트를 연다. 음악과 한국에 대한 유별난 사랑을 뽐낸 중년의 신사는 스무 살때부터 만돌린을 잡았던 아키라 히라이. 호세이 대학 공학부의 만돌린 클럽을 거친 그는 피아노·작곡을 독학으로 깨우쳤고, 현재 만돌린앙상블모니카의 지휘를 맡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아트인뮤직에서 '2019 분당만돌린오케스트라' 제19회 정기연주회를 앞둔 만돌린앙상블모니카의 지휘자 아키라 히라이와 만났다. 올해로 62세를 맞았음에도 티 없는 미소는 소년 같았고, 그의 눈빛에선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오롯이 전해졌다.


   
▲ 아키라 히라이. /사진=만돌린앙상블모니카 제공


"피아노는 피아노대로, 바이올린은 바이올린대로, 오케스트라는 오케스트라대로 각자의 매력이 있죠. 만돌린은 만돌린 특유의 음색이 있습니다. 굉장히 섬세한 그 음색에 굉장히 빠지게 됐어요. 그 음색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고자 만돌린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공연을 1년간 준비하며 '괜찮아'라는 한국어를 배운 게 가장 큰 수확이라는 아키라 히라이. 그는 "일본은 항상 정해진 규율을 지키는 성향이라서 악보도 정확히 지키는 편인데, 한국은 조금 어긋나더라도 '괜찮아'라고 한다. 너무 판에 박힌 듯한 느낌이 아니라서 좋았다"고 전했다. 

단원들을 이끌어나가는 데 고충은 없었을까.

"각자의 생각과 개성이 다르잖아요. 그걸 하나로 뭉치는 게 즐거울 뿐 힘들거나 어렵진 않았어요. 하나의 방향으로 통일하거나 통솔한다면 그건 군대죠. 재미도 없고요. 공연을 하면 라이브를 하는 도중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고, 그것에 대응하는 게 재밌습니다. 현장감이라고 하죠."


   
▲ 아키라 히라이는 일본어로 발음을 적어 한국어를 공부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아키라 히라이가 이번 공연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무대는 '세계일주 음악여행'이다. 모든 나라가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했다는 그는 "중국, 러시아, 헝가리,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미국, 일본 등의 음악을 표현한 뒤 마지막에 한국의 '아리랑'을 연주한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만돌린이라는 악기는 메이저에 속하진 않지만, 그 음색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음색이에요. 관객분들이 오셔서 그 음색을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일 오후 6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는 분당만돌린오케스트라의 주최로 '2019 분당만돌린오케스트라'(상임지휘 서윤숙) 제19회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예매 및 문의는 성남아트센터 홈페이지의 월간 공연 코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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