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앞으로 보험사가 보험료 수납용 가상계좌의 실제 입금자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보험 설계사들이 계약자명으로 보험료를 입금하는 대납행위 등의 부당 모집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감독원은 보험·은행 업계와 공동으로 가상계좌의 실제 보험료 입금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구축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킥오프 미팅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 자료=금융감독원


현재 보험료 납입 방법은 자동이체의 비중이 78.5%로 가장 높고, 신용카드 12.4%, 가상계좌 5.8%, 실시간 계좌이체 2.0% 순으로 이어진다. 이 중 가상계좌 이용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국내 10개 손해보험사를 기준으로 보면 가상계좌를 통한 보험료 납입 건수는 2017년 4074만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2189만건으로 집계됐다.

가상계좌는 보험사의 실제 은행계좌에 연결된 계좌번호 형식의 전산코드를 의미한다. 보험사는 보험 계약자에게 가상계좌번호를 부여하고 계약자는 가상계좌를 통해 보험료를 납입한다.

   
▲ 자료=금융감독원


하지만 가상계좌를 통해서는 누구라도 계약자명으로 보험료를 입금할 수 있어 보험사는 실제 입금자와 계약자가 동일한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설계사가 계약자명으로 보험료를 입금하는 대납행위와 같은 보험업법에서 금지하는 부당 모집행위를 통제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일부 보험사는 설계사 명의로 입금된 경우 보험료 수납제한 등 자체적으로 내부통제장치를 운영해왔지만 은행으로부터 계좌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어 실효성은 낮았다. 금감원 검사를 통해 보험사 설계사들이 가상계좌를 이용해 보험료 10억원을 대납하는 등의 내부통제를 피해가는 악용사례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앞으로 보험사가 은행으로부터 가상계좌의 입금자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 보험료 대납 등의 부당 모집행위를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이를 위해 금감원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은행연합회와 가상계좌를 운영 중인 38개 보험사 및 15개 거래 은행과 TF를 구성해 이날 오후 킥오프(Kick-off) 미팅을 가졌다. 

킥오프 미팅을 시작으로 이번달 말까지 업권별 설명회를 실시하고 의견수렴을 통해 12월 중순까지 추진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올해 말 보험 및 은행 업계를 대상으로 최종 개선안 설명회를 실시한다. 

TF에서 나온 개선안에 따라 보험사와 은행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산시스템을 구축한다. 금감원은 내년 하반기에 보험사의 가상계좌 내부통제 구축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집조직이 가상계좌를 부당 모집행위에 이용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건전한 보험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며 “궁극적으로는 허위계약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집수수료 누수를 예방해 보험료 인상요인 제거 등 소비자 이익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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