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상장사들이 실시하는 인수합병(M&A)의 절반 정도는 ‘계열사’ 상대 거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장사 M&A 거래 건수가 992건, 거래금액은 86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발표했다.

유형별로 보면 거래 건수 기준으로 주식 양수도가 47.0%로 가장 많고 뒤이어 합병(28.1%), 분할(13.3%) 순서를 나타냈다.

시장별로는 코스닥이 65.5%, 코스피가 30.8%였고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48.3%를 차지하고 비제조업 39.7%, 금융업 12.0% 등의 분포를 보였다.

상장사 M&A 992건 중 분할(132건)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48건)을 제외한 812건을 기준으로 보면 그룹 내 구조개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M&A가 402건으로 전체의 49.5%에 육박했다. 특히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은 이 비중이 76.2%나 됐다.

상장사들은 해외 M&A에도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 결과다. 해외기업을 상대로 한 M&A는 전체 주식·영업 양수도 거래 건수의 11% 수준에 머물렀다.

금감원 측 관계자는 “우리 경제에 역동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계열사가 아닌 외부기업 상대 M&A가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벤처기업 등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자금력과 노하우 등이 풍부한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향후 계열사 간 합병 등 소수주주 보호가 중요한 M&A는 공시 심사를 강화하고 지주회사 전환, 자발적 상장폐지 등 특휴의 리스크를 가진 M&A는 맞춤형 심사를 할 것이라고 함께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