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세계 빈자의 날' 미사 집전 후 소외계층과 오찬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진행된 세 번째 '세계 빈자의 날'(World Day of the Poor) 미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점점 커지는 빈부격차와 '가진 자의 탐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17일 ‘제3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미사를 거행하고 “가난한 이들의 외침을 ‘나’에서 벗어나라는 부르심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가톨릭 신자나 그리스도인이라는 상표 달린 옷을 입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다며 예수님과 같은 언어, 곧 ‘너’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교황청 제공


교황은 "우리는 빈부격차가 악화하는 현실, 그리고 소수의 탐욕으로 인해 많은 이들의 가난이 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바쁘게 우리의 길을 가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인으로서 단 한 사람이라도 가난한 이를 친구로 두고 있는지 자문해보라"며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교황은 미사를 마친 뒤 '바오로 6세 홀'에서 노숙자와 실직자 등 소외계층 1천500여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 메뉴는 라자냐, 버섯 소스 크림에 버무린 치킨, 감자 등이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후식으로는 과일, 케이크, 커피 등이 제공됐다. 교황은 이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똑같은 메뉴로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지속적으로 빈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증폭하는 빈부격차 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2016년엔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빈자의 날'로 지정하겠다고 선포한 뒤 이듬해부터 매년 관련 미사와 함께 노숙자 등과의 오찬 행사를 진행해왔다.

교황청은 병원에 갈 형편이 안되는 노숙자 등을 위해 성베드로대성당 인근에 진료소를 열고 연중 무상으로 진찰 및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지난주에는 성베드로 광장에 이동식 진료소를 추가로 세워 광장 주변 노숙자들을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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