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15일 한국당 입당식 이후 순풍을 타던 황 대표는 3월 ‘황교안 체제’를 출범 이후 바람 잘 날 없는 시기를 보냈다. 결국, 입당 이후 310일만에 한국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단식 투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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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0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문 대통령에게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사진 =자유한국당 제공 |
최근 황 대표는 당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총선 승리의 필수 과제인 ‘보수통합’은 군불을 지핀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다. 오히려 김무성 의원의 ‘정치력’만 부각시켰을 뿐이다. ‘공관병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시도가 알려지면서 인재영입마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청년들과의 대화에서는 ‘노땅정당’, ‘꼰대정당’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말 그대로 청년들에게 난타를 당했다.
가장 아픈 건 김세연 의원이 제기한 지도부 총사퇴다. 김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국당은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 “우리도 다같이 물러나야 한다” 등 당 해체와 지도부 사퇴, 의원직 총사퇴 등을 요구했다.
황 대표 본인이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으로 김 의원을 중용했지만, 오히려 퇴진을 요구 받은 것이다.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제안은 양측의 진실공방만을 남긴 채 허무하게 무산됐다.
황 대표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원외’라는 점이다.
지난 ‘조국 사태’에서는 대규모 장외투쟁을 이끌며, 야당 대표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삭발을 감행하는 등 지지층으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를 위한 국면에서는 황 대표의 입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은 보수통합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지만, 원외인 황 대표로서는 원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협상 과정에서 사실상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오히려 지금부터는 ‘원내사령탑’인 나경원 원내대표의 시간인 것이다.
당내 한 인사는 21일 ‘미디어펜’과 만나 “당 대표가 원외인 경우 아무래도 힘들고 답답한 부분이 있다”면서 “특히 앞으로 진행될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는 나 원내대표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황 대표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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