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 창당 준비 작업 시작, 1인 창당도 진행 중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시 군소정당 원내 진입 유리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처리가 다가오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사실상 멈춰선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는 등 보수 진영에 창당 바람이 불면서 사실상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유승민·안철수계 의원 15명이 모인 변혁은 내달 8일 중앙당 발기인 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단위의 창당 준비 작업을 개시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통합의 주요 대상으로 삼은 변혁이 연내 창당을 목표로 움직이면서 보수 통합의 한 축이 무너지는 셈이다.

1인 창당도 현재진행형이다. 바른미래당 출신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보수 정치를 펼치겠다”면서 ‘보수 4.0’ 또는 ‘자유 4.0’ 등의 당명으로 신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새누리당 출신의 이정현 무소속 의원도 이르면 내년 2월 중순까지 전문 관료와 40대 이하 청년층 중심의 정당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우리공화당까지 포함하면 보수 성향의 원내 야권정당은 5개가 된다. 한국당이 구체적인 통합의 대상도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통합은 커녕 오히려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 중심의 보수통합 논의도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사랑채 앞에 설치된 텐트 안에서 단식투쟁을 진행 중이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변혁을 이끌던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오전 단식 중인 황 대표를 방문해 패스트트랙 법안을 함께 저지하자면서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유 의원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선거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막아내야 하는 것이니 국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황 대표에게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보수통합과 관련해서는 “그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으로는 ‘각자도생’의 이유로 패스트트랙에 오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군소정당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선거법 개정안은 비례대표 의석을 현행 47석에서 75석으로 늘려 신생·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다만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기 위해서는 전국 정당 득표율 3% 또는 지역구 의석 5석 이상을 넘어야 하는 조건이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소수 정당도 비교적 수월하게 국회의원을 배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에서 “‘정당 난립’, ‘국회 분열’, ‘정치권 혼란’이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해가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면서 “지금 사실상 정당다운 정당이 몇 개나 있는가, 오늘날 국회도 사실 ‘떴다방 다당제’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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