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그룹의 새로운 회장으로 추대됐다. 허 신임회장은 고려대 법대와 조지워싱턴대 MBA를 거쳐 미국 컨티넨탈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LG투자증권에서 M&A팀장, IB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IMF 외환위기 당시 국내 공기업과 중견기업의 주식연계채권을 해외 시장에서 발행해 달러를 조달했다. 한 푼의 달러가 귀하던 시절, 우리나라 기업의 가치를 해외 투자자에게 세일즈하면서 국가적 위기극복에 힘을 보탰다.
2002년도 GS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2007년 대표이사에 오르기 까지 5년의 기간 동안 전략기획부문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MBA를 마치고 회사생활을 시작한지 21년 만에 대표에 오른 셈이다.
허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시기는 홈쇼핑 산업의 성장은 정체되고 경쟁사는 오히려 늘어나 저가 경쟁이 치열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시기 오히려 트렌드 리더 홈쇼핑을 표방하면서 패션을 중심으로 상품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홈쇼핑 산업은 매년 급성장하면서 재도약했다. GS홈쇼핑의 실적도 대표 취임 직전 연간 취급액 1조8946억원, 당기순익 512억원에 불과하던 실적이 지난 2018년에는 취급액 4조2480억원, 당기순익 1206억원을 기록했다.
허 회장은 홈쇼핑이 내수산업이라는 통념을 깨고 글로벌 미디어 그룹과 손잡고 해외 홈쇼핑 사업을 벌이는 한편, 대한민국 기업에게 판로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 지원에 주력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유통기업 최초로 무역의 날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2010년에는 GS홈쇼핑이 보유하고 있던 케이블SO인 GS강남방송과 GS울산방송을 전격 매각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홈쇼핑사에 있어 좋은 채널이 곧 좋은 매출을 보장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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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태수 GS 회장 /사진=GS 제공 |
주변 우려에도 불구하고 허 회장은 이때 마련한 자금을 토대로 모바일 홈쇼핑에 투자를 감행했다.
이후 케이블의 가치는 날로 하락하고, 모바일 쇼핑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케이블 SO 하나 없는 GS홈쇼핑이 여전히 업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모바일 고객이 가장 많은 홈쇼핑사로서 확장성을 가지게 된 것은 허 회장의 승부수 덕분이었다.
한편, GS홈쇼핑에 있는 허 회장의 사무공간은 10평 남짓한 공간에 직원들과 둘러 앉아 토론할 수 있는 넓은 데스크가 전부다. 대신 임직원 회의실을 겸해 사용하고 있는 허 회장의 서재는 경영, 과학, 역사에 이르기까지 허 회장이 직접 고르고 탐독한 도서들이 가득하다.
최근 GS홈쇼핑이 스타트업 투자에 힘을 쏟으면서 허 회장이 20~30대 젊은 창업가를 많이 만난다. 허 회장은 깍듯한 존대와 함께 젊은 창업가가 생각하는 비즈니스와 기술의 변화를 열심히 경청한다.
허 신임회장의 취임은 그동안 허창수 회장이 추진해 온 ‘Value No.1 GS’의 가치를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추진력으로 삼아 GS그룹의 미래성장 동력 발굴과 지속 성장의 모멘텀 찾기에 가속도를 붙여 제2의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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