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최강희 감독은 역시 '우승제조기'였다. 중국으로 진출해 상하이 선화를 지휘한 첫 해,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팀을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으로 이끌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상하이 선화는 6일 열린 산둥 루넝과 중국 FA컵 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김신욱의 선제골과 스테판 엘 샤라위, 알렉산드르 은둠부의 추가골로 3-0 승리를 거뒀다. 1차전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던 상하이는 합계 3-1로 산둥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상하이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최강희 감독은 실로 놀라운 일을 해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14년간 몸담았던 전북 현대와 작별한 최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톈진 취안젠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톈진의 모기업이 파산하면서 제대로 지휘봉도 못 휘둘러보고 톈진과 결별해야 했고, 지난 2월 다롄 이팡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다롄에서도 성적 부진 및 외국인선수들과 갈등 등으로 일찍 팀을 떠나고 말았다.

   
▲ 사진=상하이 선화 홈페이지


최 감독이 상하이 선화 지휘봉을 잡은 것은 지난 7월이었다. 그리고 5개월 만에 FA컵 정상에 올려놓았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애제자 김신욱과 엘 샤라위를 영입하는 등 상하이의 스쿼드를 단번에 강화시켰고 강팀으로 변모시켰다. 최 감독이 부임하기 전 강등권이었던 상하이가 중위권에 자리하며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하고 FA컵에서 우승한 것은 오롯이 최 감독의 지도력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강희 감독의 이런 행보는 처음 전북을 맡았던 2005년과 오버랩된다. 최 감독은 당시만 해도 약체였던 전북을 곧바로 FA컵 우승팀으로 만들었으며 이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까지 올라 전북 왕조를 열어젖혔다. 최 감독과 함께했던 전북은 명실공히 K리그 최강팀이 됐다.

중국으로 건너간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은 첫번째 대관식을 FA컵에서 치렀다. 이제 그의 눈은 내년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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