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스팩’으로 불리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제도 도입 이후 상장된 스팩의 약 3분의 2가 다른 회사와 합병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거래소는 26일 '스팩 제도 도입 이후 10년의 성과 및 시사점' 자료를 발표해 이와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2월 스팩 제도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총 174개의 스팩이 신규 상장했고 이 중 79개사가 다른 회사와 합병을 했다.

이 중에서 지난 2017년 이후 상장해 존립 기간(3년)이 남은 스팩을 제외하고 지난 2016년까지 상장한 스팩 104개사 중 70개사(67.3%)가 합병에 성공해 상장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10월까지 합병에 성공한 스팩 74개사의 경우 합병 이후 3개월간 주가가 스팩 공모가(2000원) 대비 평균 39.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 상승 스팩이 56개사로 하락(18개사) 스팩의 약 3배 수준이었다.

스팩 성공 사례가 늘면서 최근 들어 2017년 20개사, 2018년 20개사, 올해 30개사의 스팩이 신규 상장하는 등 스팩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스팩 신규 상장 건수는 미국(2018년 46개 스팩 신규 상장)에 이어 세계 2위권이며, 합병 성공률도 미국(69.3%)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년간 스팩 상장을 통해 모인 공모자금은 총 1조 9000억원 수준이다. 1개 스팩 당 약 11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중 스팩 합병을 통해 약 9400억원의 자금이 합병 대상 기업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 제도 도입 초기에는 공모 금액이 약 200억원을 웃도는 대형 스팩 상장 사례가 많았지만, 이후 공모 규모가 감소해 최근에는 공모 금액 80억원 안팎의 중·소형 스팩 상장이 가장 많은 점도 특징적이다.

합병 대상 기업의 업종은 제조업 34개사, 정보기술(IT) 32개사, 바이오 14개사 등으로 분포됐다. 거래소 측 관계자는 “스팩이 전통적 IPO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의 자금조달 창구로서 낮은 위험으로 우량기업 발굴 기회를 제공하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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