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우리나라 정치 8년 전보다 악화" 독자세력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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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총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정계 진출 이후 줄곧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그가 1년반만에 복귀하면서 정계 개편의 또 다른 한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대표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꿔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 드리겠다”면서 “외로운 길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되새기면서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8년 6‧13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해 9월 독일로 떠난 후 지난해 10월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스탠퍼드대 방문학자로 있다. 

   
▲ 19대 대선에 출마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17년 5월 8일 대전을 방문해 거리 유세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 전 대표는 그동안 바른미래당의 극심한 계파 갈등 속에서도 복귀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최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창당하는 새로운보수당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당권파인 손학규 대표 측과도 설전을 벌이며 이견을 보였다.

결과적으로는 바른미래당 복귀보다 신당을 통한 총선 복귀에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 더구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이 통과된 직후 복귀 의사를 밝힌 점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4월 20대 총선에서 안 전 대표가 이끈 국민의당은 정당 득표율 26.7%를 기록해 민주당(25.5%)을 앞질렀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알릴레오’에서 “(안 전 대표가) 안티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팬이 상당히 많다”면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25% 넘는 지지를 기록할 수 있게 한 중도 기반이 유권자들에게 그대로 있고, 그들이 집결한다면 지역구는 약해도 정당 지지율로는 꽤 폭넓은 중도 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 전 대표도 “우리나라 정치는 8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때보다 더 악화하고 있다”면서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 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당하고 볼모로 잡혀있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기존 정치권과의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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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 선언을 두고 정계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대표가 4차 산업, 21세기형 젊은 지도자인 것만은 사실”이라면서도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진보 세력으로 위장 취업을 했다가 실패하니까 다시 돌아갔다. 이분의 기회 포착 능력은 최고”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지금 보수 세력들이 황교안 리더십 평가를 받고 통합도 안 되고 하기 때문에 ‘이때는 내가 나서야겠다’하고 들어오는 것이다. 냄새를 맡은 것”이라면서 “안 전 대표가 복귀를 하건 안 하건 보수대통합은 절대 불가능”이라고 분석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가 추구했던 새 정치 가치에 큰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현 시점에 있어서는 한국정치가 새로워지려면 문재인 정권의 신적폐정치를 심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 전 대표와의 소통 방법에 대해서는 “어떤 협력관계를 가져갈지, 안 대표가 좀 더 구체적 입장을 밝힌 다음에 저희들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문재인 정권 심판은 같이 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충분히 연대와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저희가 내세운 중도보수 기치에 대해 안 전 대표가 굳이 반대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극보수를 내세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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