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전자기기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사인 훔치기를 한 것으로 드러난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중징계를 받았다.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은 1년 자격정지에 처해졌고, 징계가 발표된 후 구단주는 두 사람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4일(한국시간) 지난 2017시즌 홈경기에서 전자기기를 활용해 상대팀 사인을 훔친 휴스턴 구단에 대한 징계 내용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휴스턴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사인 훔치기를 했지만 그 해 월드시리즈 우승이 박탈되지는 않았다.  

   
▲ 2017년 월드시리즈 휴스턴 애스트로스-LA 다저스전. /사진=휴스턴 SNS


르나우 단장, 힌치 감독은 2020년 1년간 야구와 관련된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징계가 확정되자 즉시 두 사람을 해고했다.

휴스턴 구단에는 규정상 최고액인 500만 달러(약 58억원)의 벌금과 함께 2020~2021년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 박탈 징계가 내려졌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휴스턴 구단 운영 책임자들의 행위는 규칙을 크게 위반했다"며 "(사인 훔치기가) 실제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런 행동은 (메이저리그) 인식에 상당한 해를 끼친다"고 중징계 이유를 밝혔다.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는 지난해 11월 휴스턴 출신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오클랜드)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휴스턴 홈경기 시 외야에 설치한 카메라로 상대 사인을 훔친 뒤 덕아웃 근처 쓰레기통을 두들겨 타자에게 구종을 알려주는 식으로 부정 행위가 저질러졌다.  2017년 휴스턴은 월드시리즈에 올라 LA 다저스를 4승3패로 누르고 창단 첫 우승을 일궈냈는데, 우승이 박탈되지는 않았지만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같은 사인 훔치기가 당시 휴스턴 벤치코치였던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과 선수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사인 훔치기를 방관한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은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했고, 2018년 보스턴에서도 사인 훔치기를 시도한 코라 감독에게도 중징계가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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