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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제주항공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사전 실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영업실적 악화로 무리하게 인수전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에 대한 실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인수 작업이 엎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절대 인수가 무산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던 만큼 우리의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사 기간은 왜 길어진 것일까. 당초 제주항공의 실사는 12월 중으로 끝날 예정이었으나, 따져볼 것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재무상황에 대해 살펴볼 사항이 많았다"며 "언제 끝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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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항공 여객기./사진=이스타항공 |
이스타항공의 취약한 재무구조는 계속적으로 지적을 받아왔다. 2018년 말 기준 이스타항공은 자본금 486억원, 결손금 266억원을 기록했다.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실적 공개를 하지 않아 작년 매출이나 영업이익 수준은 파악할 수 없으나, 반일불매운동의 여파로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은 만큼 이스타항공 역시 실적 하락을 기록했을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이스타항공의 항공기 리스료 역시 5년간 2626억원에 달한다. 연평균 524억1200만원을 항공기 제작사에 리스료로 지급해야 여객기를 띄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제주항공의 실적 역시 바닥을 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5.2% 감소한 3011억원, 영업손실은 377억원 가량 예상된다.
아울러 항공기 리스료가 이자에 포함되도록 회계처리 방식이 변경되며 이자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추세다. 작년 3분기까지 금융비용은 252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1160% 늘어난 수치다. 실적은 곤두박질치는데 나가는 돈은 불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것은 무리수이며, 설령 인수에 성공한다 해도 '승자의 저주'에 걸릴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이 같은 상황에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대한 '승부수'를 띄우는 건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견해도 있어 이번 인수전은 더 두고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재무상황만 보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건 적자 폭을 키우는 꼴"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LCC 공급 과잉이 조절되며 경영 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항공이 다소 무리해서라도 이스타항공을 품고자 하는 것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함께 3대 국적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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