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제 본질 이해하는 수준 떨어져...절박함이 없다" 지적도

"특이경력자 모으는 것 같아...스타일리스트는 못 싸운다" 비판
[미디어펜=손혜정 기자]4.15 총선을 겨냥한 인재영입에 있어 자유한국당이 '감성 스토리'에 너무 치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영입 인사 면면에 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정체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또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전문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타난다.

여야의 인재영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번 총선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여성'과 '세대 교체' 등이다.

한국당도 김은희 테니스 코치와 허은아 이미지 전략가 등 여성 인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발표된 영입인재들 모두 평균 2040 연령대에 걸쳐있다.

또한 한국당은 '북한 인권 문제'와 '여성 인권' 코드에 맞는 인사로 지성호 탈북 인권운동가와 스포츠계 미투 1호 김은희 코치를 영입했으며, 남영호 극지탐험가와 이종헌 공익제보자를 차례로 영입하며 '도전'과 '공정' 이미지를 내세웠다.

   
▲ 자유한국당이 4.15 총선을 겨냥해 영입안 인사들. (왼쪽부터) 김은희 지성호 남영호 이종헌 김경민 신범철 허은아./사진=자유한국당

이어 20대 최연소 기초의원 출신으로 현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치·시사 평론가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는 '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 한국당이 현재 거듭나고자 하는 '젊은 정당'의 상징성에 안성맞춤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센터장도 국립외교원 안보통일연구부 교수, 외교부 정책기회관 등을 지낸 인사로, 당의 '안보 전문'으로 영입됐다.

'이미지 전략가'인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도 한국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영입됐다. 허 소장은 "당의 때를 벗겨달라"는 염동렬 인재영입위원장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영입인사 면면에 한국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특이경력자를 모으는 것 같다"며 "몇몇을 제외하고는 전문성도 부족해보인다"는 지적이다.

다 떠나서 한국당을 향한 '응집력'도 어딘가 느슨한 인상을 준다는 지적도 많다. 김은희 코치 같은 경우 당이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했다면서도 "한국당이라면 인상부터 썼던" 과거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당이 지향하는 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결심이 쉽지 않았다는 점을 털어놓기도 했다.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 씨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당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공익제보지원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러나 공익제보지원위는 별다른 활동 없이 문재인 후보 당선에 즈음해 해산됐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23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물론 커리어가 있는 분들도 몇몇 보이고 지성호 대표 같은 경우 북한인권이라는 상징성과 의미가 잘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원장은 "영입의 기준이라는 것은 두 가지가 명확해야 한다"며 "하나는 지난 10~20년간 그 사람의 과거 경력과 한국 사회 발전의 기여도이고, 나머지는 정치적 영역으로 진출시킬 때 그 사람의 능력 발휘, 역할, 기여도와 활동의 확장성"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두 기준으로 봤을 때 지금 한국당에게 닥친 정체성의 문제, 대한민국이 맞이하고 있는 위기의 과제를 극복해나가기에는 미흡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의 정체성과 이념성이 너무 얕다.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수준이 너무 낮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본인들 정체성에 맞게 상당 정도 검증하고 깊이 있게 진단해온 결과를 갖고 영입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비교평가했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도 "당이라는 건 가치가 중심이 돼야지, 특이한 깜짝쇼처럼 되면 안 된다"며 "가치 우선이라는 정당의 원칙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과거 우파적 가치가 전혀 없는 사람인데 이색 직업이나 경력으로 데려왔다가 보수와는 전면 배치되는 정당으로 옮기는 사례도 빈번했다"며 "(민주당에 비해) 이쪽은 너무 '스타일리스트'만 뽑는 것 같다. 그러나 스타일리스트는 못 싸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강 교수는 최근 '나다은 사태'를 언급하며 "가치와 원칙이 최소한도 지켜지지 않는, 한국당의 둔감하고 해이한 상태에서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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