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근무 자원 노조원과 동승…'노블리스 오블리주' 표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와 회동하며 경영권 분쟁
고 조양호 회장 "가족 간 사이좋게 경영하라" 가슴에 새겨야
   
▲ 산업부 박규빈 기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중국발 '우한폐렴'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한항공 노동조합의 솔선수범 자세가 화제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 28일 우한 지역 교민들을 국내로 후송할 전세기에 관한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탑승객과 대면해야 하는 승무원 특성상 전세기에 올라탈 근무자 선정에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대한항공 노조 소속 대의원 등 간부급 베테랑 직원들은 승무원을 자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초국가적 재난에 노조가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전세기 근무를 자원한 승무원들은 본인 건강 문제를 무릅쓰고 우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며 "노조의 이번 결정이 회사 전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역시 이에 화답하듯 우한으로 가는 전세기에 탑승한다. 위험 파견을 자처한 근로자들을 격려하며 교민 수송 작전을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표본이다. 이 같은 결단은 노조와의 신뢰 관계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진 일가와 계열사들에서 여러 문제가 생겨났지만 그룹 회장과 노조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에 국민적 여론도 긍정적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그동안 조 회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갈등 관계를 해소하지 못했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은 KCGI(강성부 펀드)·반도건설과 회동하며 조 회장과 경영권 다툼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올 3월에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경영권을 두고 가족 간 싸움이 격화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이 한진칼 경영권에 깊히 관여한다면 어떤 결과를 도출하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지난해 4월 작고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가족들끼리 협력해 사이 좋게 잘 이끌어 가라"고 유언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강조한 셈이다. 각종 악재가 겹친 가운데 간만에 좋은 소식을 전한 만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을 멈추고 조 전 회장의 유언대로 화합해 세계 탑 티어(Top tier) 항공사로 거듭나는 대한항공이 되길 기대한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