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무분별 규제·재분배가 되레 불평등·양극화 심화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경제시스템개혁방안
 

   
▲ 좌승희 미디어펜 회장
저성장, 일자리부족, 청년실업증가, 기업흑자와 가계부채 증가, 저출산·고령화, 중산층 붕괴와 분배 악화, 불평등과 양극화, 어느 나라 얘기일까? 다소과장이 있겠지만 바로 오늘날 한국경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어쩌다 한때 세계최고의 성장과 동반성장을 구가하던 경제가 이런 지경으로 전락하고 있는가? 그러니 칼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자연소멸론을 부정하고 인위적 자본주의 파괴론을 들고 나온 피케티에 열광하는 지식인과 언론이 넘쳐날 만도 한 것이다.
 

한국경제의 역동성 하락은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지금의 한국경제의 특징은 바로 성장과 발전의 유인과 동기가 차단된 사회가 갖는 모습과 쏙 닮았다. 성장·발전의 유인의 원천은 경제에 기여한 성과만큼 대접 받는 데 있다.

성과에 못 미치는 보상시스템을 갖는 사회는 대다수 경제를 이끄는 주체를 실망시켜 성장의 유인과 동기를 차단함으로써 저성장과 하향 평준화된 양극화 경제를 초래한다. 전형적인 경우가 바로 사회주의국가들이다. 완벽한 경제평등이념을 추구한다고 성과에 미흡한 경제보상시스템을 강요함으로써 성장과 발전의 유인을 차단한 결과, 극단적인 하향평준화속의 양극화 때문에 몰락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난 20여년 넘는 기간을 성장하는 개인이나 기업을 폄하하고 때로는 징벌하면서 경제민주화라는 변형된 사회주의 이념을 내걸고 경제적으로 평등하고 균형되고 행복한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달려왔다.

우리도 결국 모두의 경제평등과 행복을 위해 각종규제, 보호 장치와 더불어 무분별한 재분배정책을 강화하면서 성과에 미흡한 보상체제를 강요함으로써 열심히 노력하는 국민들을 실망시켜 온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이 체제는 더욱 공고화되어 왔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성장하여 자기발전을 이루려는 동기가 없는 사회라면 경제 재도약은 백약이 무효하다.
 

오늘날 한국은 시장경제를 한다하지만 이념체계와 경제체제는 사회민주주의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공공연히 다른 대안이 없다는 주장들도 하고 있다. 사민주의란 공산혁명을 포기했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경제평등이념을 추구하는 체제이다. 하여 이 체제는 그 자체 내에 경제정체의 씨앗을 안고 있다. 사회주의 이념을 공산혁명을 통해 추구하든 민주주의 다수결에 의해 추구하든, 본질이 달라질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균형발전과 경제민주화이념이 바로 그 증거이다. 이런 이념 하에 우리는 그동안 사회의 균형발전, 기업생태계의 균형발전, 지역간 균형발전, 교육평준화, 무차별적 복지확대, 부의 균등분배추구 등을 위한 규제·재분배정책들을 양산해 왔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그 결과는 오히려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 돕는 자만을 도움으로써 모두를 성장과 발전의 길로 유인하는 동기부여 장치이다. 그래서 시장경제의 발전은 모두를 발전으로 유도하지만 결코 같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반대로 정책을 해왔으니 어떻게 국민들의 성장과 발전의 유인과 동기를 유지할 수가 있었을 것인가?

개발연대 그 역동적이었던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조정신”은, 오늘날 이미 자기의 실패를 내가 아니라 남과 사회 탓이라 하는 “남 탓하는 정신”으로 돌아갔다. 오늘날의 경제적 하향평준화와 양극화결과는 이미 불을 보듯 뻔한 것이었으나 모두가 정치의 표심잡기 위한 “모두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감언의설”에 놀아난 셈인 것이다. 
 

   
▲ 균형발전과 경제민주화이념 하에 우리는 그동안 사회의 균형발전, 기업생태계의 균형발전, 지역간 균형발전, 교육평준화, 무차별적 복지확대, 부의 균등분배추구 등을 위한 규제·재분배정책들을 양산해 왔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그 결과는 오히려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재도약은 통화·재정·금융정책을 통한 경기활성화로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유인구조를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 돕는 자가 더 대접 받도록” 바꾸어 왜곡된 보상체제를 바로 잡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평등주의적 경제체제의 원천이 되는 잘못된 평등이념을 바로 잡아야 한다. 다음과 같은 시장경제의 이념과 세상의 이치를 바로 일깨워야 한다.
 

1) 시장경제는 흥하는 이웃이 있어 내가 망하는 것이 아니라 흥하는 이웃이 많을수록 나도 흥하는 체제임을 일깨워야 한다.
2) 시장경제는 경제력집중과 불균형을 통해 발전하는 체제이다. 이를 두려워하면 발전을 만들어 낼 수 없다.
3) 시장경제는 성장하는 기업이 앞서 이끌어 가는 체제이다. 대기업이 두려워 규제만 하면 대기업은 안생기고 성장도 발전도 없다. 대기업간의 경쟁촉진정책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4) 열심히 노력하여 흥하는 사람을 존중할 줄 알아야 나도 성공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흥할 수 있는 기회를 열러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5) 경제적 약자를 도움에 있어서는 음지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사람을 더 대접해야 모두 양지로 나와 강자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된다.
6) 신상필벌에 따른 경제적 차등대접이 이 세상-시장경제든 아니든-을 개선 발전시키는 유인구조의 핵심원천이다.
 

다음으로 구체적 제도개혁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헌법이 지금의 사회민주주의 이념에서 벗어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고 법 앞의 평등을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보다 명확히 천명하는 것이 좋다. 무차별적 균형발전, 경제민주화, 대기업규제 등의, 사회 민주주의적 가치가 재검토의 대상이어야 한다.
2) 경제적 강자를 악으로 보는 경제민주화를 탈피해야 경제의 성장 동력을 살려낼 수 있다. 경제는 경제적 차등이 본질이며 기업은 수직적 위계질서가 본질이다. 그래서 경제와 기업은 민주화의 대상이 아니다.
3) 산술적 균형발전의 이념을 넘어야 지역 균형발전 가능하다. 수도권 규제정책은 하루 빨리 시정되어야 할 정책이다.
4) 평준화교육 탈피와 대학 간 자율경쟁체제로 수월성교육을 회복해야 지식기반, 창조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
5) 부자를 역차별 하지 마라. 선진국은 부국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자가 양산되지 않고 선진국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6) 복지정책은 음지탈출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가난이 국가로부터 대접 받을 자격이 되고 그래서 가난이 특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7) 크기와 분야와 지역에 따른 기업활동의 차등규제는 정치규제이다. 대기업과 수도권을 역차별 해서는 안 된다. 역량있는 경제주체에 경제적 자원의 집적 없이 경제발전은 없다.
8) 중소기업이라고 특별하지도 않으며, 특별 대우를 받아서도 안 된다. 중소기업인 것이 특권이 되서는 안되며 오직 열심히 노력하는 역량 있는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대접 받도록 해야 한다.
9) 대기업과 부품 중소기업 협력은 대·중소기업부문을 분리·격리해서가 아니라 양 부문의 통합을 허용, 장려함으로써만 더 원활해진다.
10) 금융산업의 경쟁력강화와 대형화가 시급하다. 관치금융 철패하고 국내외 자본이 동등한 조건 하에서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
11) 농업을 “농민”으로부터, 그리고 “농민”을 농토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농지규제와 진입제한을 완화하여 농민들의 재산권행사를 정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12) 부동산소득과 같은 자본소득이 불로소득이라서 정당성이 없다는 국민인식이 바뀌어야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 된다.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것이 불로소득이라면,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것도 불로소득이다.
13) 투자할 능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투자를 늘리지 않는데도, 정부가 서비스업을 우대하고, 중소기업을 우대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켜주고, 사회적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면 고용이 는다는 잘못된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투자할 능력이 있는 기업의 투자를 자유화하는 것만이 경제정체를 탈피하는 길이다.
14) 역량 있는 자본의 투자 없이 서비스업이 활성화 될 수는 없다. 투자할 능력이 있는 기업들의 투자를 막아 놓고 서비스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은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15) 미래첨단산업이니 녹색성장산업이니 창조경제니 하는 유망산업육성은 우리나라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과 자본들이 참여해서 그것도 성공해야만 우리나라 산업이 될 수 있다. 능력 있는 자본의 진출을 어렵게 해 놓고, 혹은 역차별 하면서 신산업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이다.
16) 기회균등, 공정의 이름으로 경제발전정책을 사회정책적 1/n 평등지원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발전정책은 성공하는 기업이 대접받는 시장의 신상필벌과 차별화원칙으로 접근해야 성공한다.
17) 이상의 모든 경제제도 개혁을 그 경기규칙의 내용과 집행을 투명하고 공명정대하게 해야 모든 국민들의 참여와 승복을 이끌어 낼 수 있다.
18) 마지막으로 국가나 사회가 남보다 더 노력하고 더 많은 성과를 내어 남에게 교훈과 노하우, 즉 시너지를 창출하는 경제주체들의 편이 되면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결과평등을 위해 개입하기 시작하면 규제가 늘어나게 되고 실패는 양산되고 발전은 정체된다. 모든 국민을 신상필벌의 원칙하에 공정하게 대접하는 사회만이 성장과 발전의 유인과 동기를 창출하여 경제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좌승희 미디어펜 회장,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