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기업인 불러 망신주기 일쑤...툭하면 파행에 입씨름으로 허송세월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10일 여의도 자유경제원 회의실에서 제 8차 정치실패 연속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국정감사: 행정부 견제인가, 민간분야 길들이기인가>로, 국정감사의 고질적인 병폐, 특히 무리한 국감증인 채택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국정감사에서 ‘무분별한 기업인 호출’은 하지 말아야-박동운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토론문]

17대 국회에서 있었던 국정감사의 한 장면. 자유주의 싱크탱크의 한 연구원 원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와 아침부터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그는 거의 온종일 기다리다가 증언 한 마디 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채 그냥 돌아갔다.

필자도 잘 아는 그 소장은 참으로 바쁜 사람이었다. 그가 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되었는지 의아스러웠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아내가 어느 해에나 있기 마련인 불성실한 국정감사를 마음아파하며 들려준 이야기다.

2014년 국정감사가 10월 7일에 시작되었다. 국정감사 첫날의 장면을 한 신문은 머리기사에서 이렇게 다뤘다―“2014년 정기국회 국정감사는 첫날부터 파행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국감은 하지 않고 긴급 기자회견을 갖거나 서로 비난하는 입씨름에 바빴다.

   
▲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에서 개최한 '국정감사: 행정부 견제인가, 민간분야 길들이기인가' 토론회에서 박동운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토론문을 발표하고 있다.
정책 질의 한 건도 없이 정쟁(政爭)만 하다 국감 자체가 무산됐다. 피감 기관인 환경부 관료들조차 ‘세상에 이런 국감이 어디 있나’라고 했다.” 또 다른 신문은 기사 제목을 이렇게 붙였다―“기업인 불러라” VS “무분별한 호출 안돼”

강남역 네거리 한 모퉁이에 거대한 삼성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타운은 24시간, 365일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거대한 건물의 절반 정도는 365일 내내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이러한 삼성이 평택에 15조 6000억 원을 투입하여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세운다고 한다. 이 단지는 향후 삼성전자 반도체의 미래를 책임지는 거점이 되라고 한다. 글로벌 기업 삼성의 위상(位相)이다.

사실상 커피를 생산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이 세계 곳곳에서 ‘커피한류(韓流)’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한 커피 제조회사는 뉴욕과 파리에서 커피샾을 냈고, 최근 중국에서 405개의 커피샾을 차려 ‘커피한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사실상 밀을 생산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이 ‘빵한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 제빵회사는 중국에서 신축건물 입주 0순위로 우대받아 300여 개의 분점을 냈고, 미국 동부에 12개의 분점을 냈고, 2014년 7월에는 빵의 나라 프랑스의 파리에까지 진출했다. 이런 예를 모두 열거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하다. 한국의 기업가들은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한 마디로, 훌륭하기 그지없다.

이와는 달리 달갑지 않는 얘기도 그치지 않는다. ‘너도나도 만드는 스마트폰’ 때문에 삼성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을 확고하게 주도하고 있고, 우리가 과거에 그랬듯이 후발주자 중국과 인도가 거세게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수출코리아’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온 석유화학이 조금씩 추락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언제까지 지속할까? 세계시장에서 이름마저 사라지고 만 ‘노키아’가 지금 남의 나라의 기업 이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한 방송은 이틀째에 접어든 2014년 국정감사를 놓고 “봉숭아 학당보다 못한 국감”, 그래서 “봉숭아 국감‘이라고 명명했다. 기업가들과 기업들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경쟁자들과 세계시장에서 힘겨운 씨름을 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에서 “기업인 불러라” 호통 치고, 정쟁만 일삼고 있으니 국민의 입장에서 그저 답답할 뿐이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는 24시간, 365일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 삼성타운을 생각해서라도 제발 “기업인 불러라”고 호통 치지 않기를 바란다. 무분별한 기업인 호출은 제발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글은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에서 개최한 '국정감사: 행정부 견제인가, 민간분야 길들이기인가' 토론회에서 박동운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발표한 토론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