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과 영화 ‘기생충’의 전 세계적 돌풍이 국내 증시에서는 ‘테마주 확산’이라는 흐름을 만들어 투자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두 달 뒤로 다가온 제21대 총선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테마주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테마주들이 국내 증시에 등장하면서 투자 변동성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2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코스피(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시장경보’ 조치가 내려진 종목은 총 138개였고 지정 건수는 203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지정종목(109개)과 지정 건수(178건)에 비해 각각 26.60%, 14.04% 늘어난 수준이다. 

   
▲ 사진=연합뉴스


시장경보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급등할 때 투자위험을 사전에 고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지난 14일까지 투자주의 종목은 112개였으며 투자경고와 투자위험은 각각 25개, 1개였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시장에서 31개, 코스닥 시장에서 107개의 종목이 지정됐다.

시장경보 종목의 급증 조짐은 연초부터 있었다. 미국-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는 방산과 정유 관련 테마주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코스닥 상장사인 빅텍 주가가 지난달 8일 하루에만 1065원(23.03%) 급등했고 퍼스텍(29.91%), 스페코(29.97%) 등이 상한가를 치는 식이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에는 백신과 마스크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미세먼지·방역용 마스크 원단 및 완제품 생산 업체인 모나리자 주가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3000원 수준이었지만 불과 2주 만인 같은 달 31일에는 9130원까지 폭등했다. 다시 약 3주가 흐른 현재 주가는 5000원 선에 머물러 있어 테마주 특유의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달 들어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르며 영화 제작 관련 업체들에 대한 테마주 형성으로 이어졌다. 우선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 주가는 시상식 당일을 전후로 5거래일동안 오르며 3배 이상 폭등한 상태다. 자회사인 바른손 역시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상승률은 200%를 넘겼다.

‘기생충’ 테마가 다소 진정하면 다음부터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제21대 총선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총선의 경우 전국 각지에 후보들이 많기 때문에 대선과 같은 ‘광풍’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처음으로 정계에 입문한 유명인사와 관련된 종목 등은 주목을 받는 경우가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긴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이 진작부터 테마주 집중 단속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에도 코로나19 관련 종목 30개를 집중 모니터링 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테마주의 경우 기업의 실적이나 재무자료와 전혀 관계없이 주가가 널뛰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전제하면서 “주식시장의 건전성 제고 측면에서 테마주 투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당분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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