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까지만 해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성사시키며 초대형 투자은행(IB) 목표에 근접하는 듯했던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와 얽히면서 전사적 차원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신한금투의 ‘부실 은폐’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신용등급 강등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모회사인 신한지주 주가 역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국내 증권업계에도 여파를 남기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투자를 몇몇 회사가 검찰 수사대상에 오르면서 더욱 큰 악영향을 받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라임자산운용과 무역금융펀드에서 부실 발생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이를 은폐하고 펀드를 지속 판매했다는 혐의를 받는 중이다. 지난 19일 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서울 여의도 라임자산운용 본사와 신한금융투자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파일과 장부 등을 확보하는 압수수색을 전개했다.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해 신한금융투자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일단 주가부터 타격을 입으면서 상황은 신한 쪽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신한금투의 모회사인 신한지주는 작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올해 들어 라임 사태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신한지주의 주가는 4만 2000원선까지 형성돼 있었지만 사태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 3만 5000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환매가 중단된 3개 모펀드 운용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에 따라 개인투자자들보다 우선해서 정산분배금을 받을 수 있으나 선순위 회수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태다. 이미 대신증권은 신한금융투자 등을 상대로 선순위 회수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만약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맺고 빌려준 TRS 대출금을 정상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라임 펀드에 투자한 금액에 비례해 손실 금액도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선순위 회수가 이뤄질 경우 600억원대에서 손실이 수습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손실규모가 2000억원 수준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작년 공시된 당기순이익에 육박하는 손실액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작년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의욕을 보였던 초대형IB 진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진 형국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사태가 회사 전체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 특히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을 이미 내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검찰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금융당국의 징계가 이뤄질 경우 초대형IB 진출은 당분간 어려운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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