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원화학의 정기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됐다. 각 기업들의 주총은 앞으로 서서히 늘어나다 삼성전자가 주총을 여는 내달 18일부터 305개 상장사가 한꺼번에 주총을 개최하는 24일경 절정을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감사 선임 불발, 의결 정족수 미달 등 코로나19 여파가 주총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미원화학이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상장사 중에서는 가장 이른 시점이다. 다른 기업들도 향후 약 한 달간 주총을 열 계획이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내달 18일, 현대차가 다음날인 19일, LG생활건강 20일, SK텔레콤 등이다. 특히 내달 24일은 305개 상장사가 한꺼번에 주총을 개최하는 ‘슈퍼 주총데이’가 될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본격적인 주총 시즌을 약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상장사들은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우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감사선임 불발 문제가 거론된다. 안 그래도 주총 참여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덮친 코로나 변수가 결정족수 미달 사태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감사선임 안건에서는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해당 안건을 처리해아 하는 기업들의 부담은 특별히 더 커질 전망이다. 감사를 뽑지 못하는 기업들도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 자회사를 둔 기업들의 경우 회계감사도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현행법상 주총 4주 전에 금융위원회와 감사인에게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현지 업무가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결산에 차질이 생겨 이 역시 주총에 크고 작은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최근 코스닥협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회원사를 상대로 긴급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재무제표 및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사외이사를 구하는 일도 기업들의 부담이다.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가 최대 6년(계열사 합산 9년)으로 제한됨으로써 올 주총에서 566개사가 총 718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주총은 코로나19를 제외하더라도 5%룰(주식 등의 대량보고·공시의무) 완화로 인한 국민연금의 영향력 강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져 불확실성이 더욱 제고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 중에는 올해 주총의 ‘정상개최’ 여부 자체를 우려해야 하는 곳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수한 상황인 만큼 사업보고서 제출기한 연장 등 당국의 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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