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악재에 지난해 아시아나 영업손실폭 확대
과도한 재무 부담·경영 정상화 지연에 따른 출혈 우려
   
▲ 아시아나항공이 내우외환에 빠지면서 인수를 추진중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아시아나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사장 아들 채용 특혜 논란 등 겹겹이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인수를 추진 중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인수 경쟁에서는 이긴 HDC현대산업개발이지만 결과적으로 유동성 상태가 악화되는 등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지난해 어닝 쇼크와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촉발된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함이다.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아시아나의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은 일괄 사표를 냈다. 또 조직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진은 회사의 경영 환경에 따른 고통 분담을 위해 사장은 40%, 임원 30%, 조직장 20% 등 직책에 따라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일반직, 운항승무직, 캐빈(객실)승무직, 정비직 등 모든 직종을 상대로 무급휴직 10일을 실시하기로 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 기준 427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7조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8378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은 공급좌석 기준 중국 노선 79%, 동남아시아 노선 25%를 축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노선 비중은 작년 3분기 말 19%에 달하는 등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 폭이 전년 대비 확대된 데 이어 연초부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실적이 더욱 악화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여기에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아들 2명이 아시아나에 입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혜 논란까지 일고 있다. 

한 사장의 둘째 아들이 지난 2017년 일반관리직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데 이어 첫째 아들 역시 이달 초순 아시아나항공 운항부문에 직원으로 입사한 것이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입사했다는 설명이지만 내부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내우외환에 처하면서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승자의 저주에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도한 재무 부담과 경영 정상화 지연에 따른 자금 투입이 늘어나며 승자의 저주를 피해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여러 금융회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앞서 보유현금 5000억원, 유상증자 4000억원, 공모회사채 3000억원, 기타 자금 8000억원 등으로 약 2조원의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겹겹이 악재 속에 주요 금융회사들도 투자를 꺼리면서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차입금 조달 협상이 순탄치 않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중국 정부의 HDC현대산업개발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늦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항공사의 경우 취항 중인 해외 국가들에도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당초 오는 4월 국내·외 기업결합신고 절차를 거쳐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다만 아직 ‘승자의 저주’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오히려 아시아나항공 노사의 자발적인 고통분담 노력이 인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인수합병(M&A)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두 조직이 합병을 하게 되면 조직 유연성 강화 등의 이유로 일정부분 구조조정은 필수적”이라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임원진 일괄 퇴진, 상여금 반납 등 자구적 노력으로 군살을 빼기에 나서면서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웠던 조직 개편 작업이 한층 수월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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