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실적악화 불가피…"어닝쇼크 우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전 업종이 궤멸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 또한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던 회사들의 상장 일정이 취소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어, 증권사들의 새 수익원인 투자은행(IB) 업무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상황이 코스피 2000선을 위협받을 정도로 나빠진 상황이라, 거기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들어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급부상한 IB 부문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1분기 실적에서부터 큰 폭의 하락세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특히 IPO 시장에서의 부진이 예상된다. 

작년 1분기의 경우 전년대비 56.4% 증가한 7794억원의 IPO 공모금액을 기록했지만, 올해의 전망은 어둡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IPO 추진 기업들이 더 좋은 상장시점을 찾는다는 이유,로 기업공개 일정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IPO 주관 실적 1위인 오른 NH투자증권(작년 공모금액 1조675억원)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7077억원), 대신증권(2796억원) 등도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IB 분야는 그 특성상 대면 업무가 많아,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분간 위축될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추진하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주요 국가의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로 인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많은 증권사들이 최근 해외 출장을 취소하고, 필요시 유선과 온라인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인 경우가 많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역시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자산관리(WM) 부문의 경우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코로나19 상황이 맞물리면서, 최악의 실적 부진이 우려된다. 

이미 증권사들에 대한 고객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마저 부진에 빠지면서 고액 자산가들이 오히려 자산을 회수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국내 증시상황이 워낙 나쁘기 때문에, 최근 수년간 증권사들이 기록한 고실적이 올해만큼은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업계에 팽배해 있다”며 “특히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광받는 IB 분야의 부진은 1분기 ‘어닝 쇼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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