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뉴욕증시 변동성도 급증했다. 다우지수마저 하루에 4~5%씩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해외주식을 직접 사고파는 이른바 ‘직구족’들이 순매수 규모를 줄여나가는 등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증시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한주 동안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12.36% 폭락하며 코로나19 세계 확산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공포를 보여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도 각각 11.49%, 10.54%씩 추락했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더니 2일(현지시간)에는 다우지수가 무려 1300포인트 급상승하며 5%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큰 일일 상승률이었다. S&P와 나스닥도 4% 넘게 올랐다. 

국내 증시의 경우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록적인 물량을 내던지며 지수 하락의 선두에 섰던바 있다. 그런데 국내 투자자들도 똑같이 ‘외국인 투자자’로서 미국주식 투매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증권사 거래 시스템을 통해 해외주식을 매입하던 이른바 ‘직구족’들이 미국 증시에서 돈을 빼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27일 하루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1억 6959만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통계가 기록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일일 기준 순매도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미국 증시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국내 투자자들은 오히려 미국 주식을 사들이며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유럽으로 빠르게 확산됐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26일과 27일 양일간 2억 2495만달러어치의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26~27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주식은 마이크로소프트로 나타났다. 매도 규모는 무려 6918만달러 수준에 달했다. 뒤이어 애플(6162만달러), 아마존(3716만달러)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그나마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인 ‘알파벳A’ 종목의 경우는 492만달러어치 순매도로 상대적으로 덜 팔렸다.

미국에서 떠난 투심을 중국증시로 향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춘제 이후 처음 중국 증시가 개장한 지난달 3일 이후부터 18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 확대 수혜주로 꼽히는 선난서킷(835만달러)이었으며 그 뒤로 ZTE(618만달러), 우시앱텍(547만달러), 간펑리튬(492만달러), 헝루이제약(447만달러)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증시의 경우 워낙 규모가 커서 등락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최근에 와선 그런 통념도 무너지고 있다”면서 “3월 중 코로나19 사태가 어디까지 번지느냐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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