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손…100여년만에 전통방식 재건, 2023년 개방
   
▲ 계조당 복원 조감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왕세자 시절 문종이 부친 세종을 대신해 국정을 수행하고, 신하들과 현안을 논한 대리청정 공간인 경복궁 계조당이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지 100여년 만에 복원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경복궁 근정전 동쪽, 세자의 공간인 동궁(東宮) 정당(正堂) 계조당 복원 공사를 시작해 2022년 마무리한다고 4일 밝혔다.

궁궐 동쪽에 있는 동궁은 외전과 내전을 갖춘 작은 궁으로, 계조당은 동궁의 핵심 건물이자 조선왕조 권위와 후계 연속성을 상징하는 곳으로, 조참(朝參·문안하는 조회)은 물론 궁중 잔치인 진찬(進饌)도 진행됐다.

계조당은 세종 25년(1443)에 처음 지었고, 실록에는 "왕세자가 조회 받을 집을 건춘문(建春門) 안에다 짓고, 이름을 '계조당'이라 했다"고 기록돼 있는데, 건춘문은 경복궁 동문이다.

하지만 계조당은 단종 연간인 1452년 철거됐다가, 경복궁을 복원한 고종 연간인 1868년 어의본궁을 옮겨 중건했다. 

그러나 조선총독부가 1910년대에 조선 왕실의 권위를 지우고, 식민통치의 정당성을 알리는 조선물산공진회 행사 공간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파괴됐다.

현재 동궁에는 세자와 세자빈 거처인 자선당(資善堂)과 세자 집무실인 비현각(丕顯閣)이 1999년 복원돼 있다.

계조당 복원과 동궁 기본 궁제 정비에는 예산 총 82억원이 투입되며, 기와와 철물 및 소나무 등은 전통 방식에 따라 손으로 가공하거나 제작하고, 오는 5월 사전 신청자에게 현장을 공개한다.

건물 규모는 정면 5칸·측면 3칸이며, 팔작지붕을 얹고, 기다란 행각을 조성하며, 작년 7월 공개한 경복궁 흥복전(興福殿)처럼 전기와 통신 설비를 구축한다.

정식 개방은 2023년 1월 이후로 예상되며, 조선왕조의 역사성을 보여주는 재현 전시 공간이자 문화교육 공간으로 활용된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계조당을 문화재 복원 사례의 새로운 모범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후에도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의 위상 회복과 복원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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