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2~3월에 걸쳐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려 했던 국내 증권사들 상당수가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채용이 위축된 만큼 하반기 채용규모가 다소 늘어날 순 있겠지만 한 번이라도 더 기회를 얻고 싶은 구직자 입장에선 뜻밖의 악재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증권사 채용 일정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하순부터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정상적인 채용일정을 진행하기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사진=연합뉴스


일단 대신금융그룹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신입(인턴) 및 경력사원 채용 관련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최근 밝혔다. 앞서 대신금융그룹은 신입사원(대신증권, 대신저축은행, 대신자산신탁, 대신경제연구소), 경력사원(대신증권, 대신자산신탁, 대신경제연구소) 등에 대해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지난달 9일까지 입사지원이 마무리 됐고 이달부터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절차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일정이 꼬였다. 서류전형에 합격한 지원자들로서는 향후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증권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14개 분야 신입‧경력채용을 진행하던 중에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했다. 서류 접수는 지난 2일 마감됐지만 면접 등 추후 일정은 앞으로 사태 추이를 봐서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경력직 채용전형 일정을 현재 연기한 상태다. 그나마 유진투자증권은 오는 5월로 정규직, 인턴 등 신입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라 코로나19 사태 여파를 살펴본 뒤 내달 중 채용일정과 규모를 공고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로 눈을 돌리면 문제가 좀 더 심각하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은 원래 올해 상반기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아직까지 전형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상반기 채용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일정도 확정짓지 못했다.

작년 상반기에 직원 공채와 인턴 상시채용 방식을 진행했던 한국투자증권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채용일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SK증권도 올해 상반기 신입과 경력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사태를 감안해 채용전형 시작 시기를 미루고 있는 형편이다.

증권사들의 경우 은행권 채용에 비해 소규모 수시채용 방식을 자주 활용하다 보니 구직자들로서는 공채의 기회가 원래부터 많지 않은 형편이다. 그런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져 상반기 채용의 문은 사실상 닫혀버린 것이나 다름없어졌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 채용일정을 진행 못한 만큼 하반기 채용규모가 다소 늘어날 순 있겠지만 연간 기준으로 뽑는 숫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 번이라도 더 기회를 얻고 싶은 구직자들로선 뜻밖의 악재 때문에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 돼버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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