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인재 선발은 기업 생존과 직결...집안일까지 사사건건 개입

   
▲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지난 12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지역과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와 캐나다 토론토의 해외 지역 82개 고사장에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가 실시됐다. 별도의 서류 탈락 없이 일정 기준만 넘으면 삼성 지원 기회를 주기 때문에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도전했다.
 

특히 삼성이 내년부터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비롯한 채용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마지막 기회다! 올해 반드시 붙자”는 취업준비생이 대거 몰렸다. 약 10만 명 가량이 지원했으며 9만여 명 정도가 응시했다.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는 65만 명이 응시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15만 명이 도전하는 9급 공무원시험 다음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시험으로 알려져 있다. 그 만큼 삼성그룹에 대한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늘 주목받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와 더불어 삼성그룹 채용방식에 대해서 더욱 더 많은 관심과 비난을 받았다.

채용까지도 감 놔라 배 놔라
 

지난 1월, 삼성이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전면 개편한다고 발표하자마자 대학, 정치권, 시민단체 심지어 네티즌까지 모두가 거세게 반발했다.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1위부터 15순위까지 삼성 무슨 무슨 대, 삼성 xx대, 삼성 OO대로 도배를 했다. 결국 삼성은 당초 발표했던 채용 개편안을 며칠 후에 전면 백지화했다.
 

   
▲ 삼성의 공채시험 직무적성검사(SSAT)가 치러진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국사대부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친 뒤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당시 대학 총장 추천제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채용 개편안을 제대로 알고 기업의 인재채용 혁신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막무가내식으로 비난하고 반대했다. 특히 대학 총장 추천제는 총장의 추천을 받은 인재를 삼성에 입사시켜 바로 삼성맨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류전형만 면제시켜 주는 것이었다.

총장 추천제의 규모도 전체 대졸자 채용인원의 6분 1 수준에 불과한데 난리가 났다. 삼성식 대학서열화네, 지역차별이네 여성차별이네 온갖 부정적이며 비판적인 목소리만 나왔다. 삼성그룹은 사업 특성상 이공계열 인재에 관심이 많아 타 전공보다 공대생을 선호한다. 성차별, 지역차별이 심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여학생, 지방대 출신, 소외계층에서 골고루 채용하고 있다.

인재 채용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해외 유명기업이 채용 제도를 바꿨다고 하면 그런 반응이 나올까?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총장 추천제도를 통해 서류전형만 면제시킨다고 했을 때도 이러한 반응이 나올까? 의구심이 생겼다. 아무래도 삼성이 글로벌 기업이고 입사하고 싶은 회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총장추전제와 같은 혁신이며 선의였는데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지난 채용제도 개편안이 백지화 되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은 자유롭게 기업 활동하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회사를 꾸려나가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답답했다. 민간 기업이 인재를 어떻게 뽑느냐는 정부나 시민단체가 관여할 일이 아닌데도 감 나라 배 나라 하면서 보편적 채용, 평등지상주의를 강조했다.

만약 채용 과정 속에 뇌물이 오가던지 부정한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그 때 국가는 법으로 다스리면 된다. 기업은 뛰어난 인재를 뽑아서 기업의 생사를 걸고 있다. 예전처럼 고향후배, 학교 후배라고 뽑는 시대는 지났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쓴 짐 콜린스 교수가 위대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함께 일할 적합한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채용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니 위대한 기업은 커녕 좋은 기업조차 되기도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스러움이 앞섰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뽑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는 것 같다. 인재채용의 다각화도 못하고 있으니 글로벌 기업과 어찌 경쟁을 할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경쟁을 죄악시하는 좌파

애덤 스미스는 인간의 본성은 경쟁심에 의해 자극 받아 판단하고 아무런 규제 없이 공정하게 경쟁할 때 한층 발전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위적인 제약, 간섭, 규제를 줄이고 시장기능을 강화하고 경쟁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후생이 증대된다고 했다.
 

좌파 진영에서는 특정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시험에 전국이 들썩이고 무모한 경쟁에 젊은이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살인적인 취업난이 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덧붙인다.

살인적인 취업난은 기업이 해결사
 

맹자는 무항산자(無恒産者)는 무항심(無恒心)이요, 유항산자(有恒産者)는 유항심(有恒心)이라 하였다. 일할 곳이 없거나 직업이 없는 사람은 마음이 편치 않고 불안하고, 할 일이 있고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는 사람은 마음이 편안하여 안정적인 삶을 산다는 말이다. 결국 좋은 일자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투자하는 기업,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기업을 옥죄며 안 된다. 삼성과 같은 젊은이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지금보다 10배 많아지고 강소기업, 히든 챔피언이 100배 늘어난다면 살인적인 취업난은 바로 해결될 것이다.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그래서 기업이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