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에 임대인 월세 선호·전세 수요는 상승
   
▲ 서울시내 한 부동산 전경으로 기사와 관계없음./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저금리 기조로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 수급불균형 문제가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세값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월세 거래건수를 분석한 결과, 전세의 비중은 2015년(65.3%, 10만2630건)부터 지난해(72.4%, 12만5071건)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2018년 전세 거래비중이 70%대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세 거래비중이 늘어난 인원은 2015년 이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2018년 전세 비중 증가에 대해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입주 물량이 늘었고 매매 시장이 상승하면서 갭투자가 성행하며 공급과 수요가 같이 상승하며 전세 거래가 활발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월세 거래비중은 낮아졌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세‧준전세 세입자들의 대출이 용이해지며 '전세 갈아타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월세를 뜻하는 준전세 거래비중의 경우 2016년(50.1%, 2만6964건)부터 지난해(38.7%, 1만8485건)까지 꾸준히 낮아지면서 월세 거래비중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전세 수급 상승세가 초저금리 시대에는 다른 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빅컷'을 단행해 0%대 초저금리 시대가 시작되며 전세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낮은 은행이자와 보유세 부담으로 월세 수익을 원하는 임대인들이 늘면서 전세 공급은 감소하고 월세 공급이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여 수석연구원은 "전세 이자 수익보다 월세 수익이 더 이득이 되는 상황으로 월세 전환을 시도하는 임대인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전반적인 입주물량이 적지는 않지만 이중에 서울 지역 재개발‧재건축이 많아 신규 분양은 많은 편이 아니다"라며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 2년으로 매물에 입주하는 임대인이 증가 할 것까지 감안하면 전세 공급이 생각만큼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업체 다방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는 집주인들이 현금을 보유하기 위해 월세를 선호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지금으로써는 대출규제나 경기 침체 등으로 갭투자 시장이 형성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매매가 위축되며 전세 시장도 같이 위축됐다"

전세 공급은 주춤할 수 있지만 수요는 그대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려는 월세 세입자에 대출규제‧경기침체 등 미래 불확실성을 이유로 매매를 미루는 수요까지 더해져 서울 아파트의 전세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수요 측면에서는, 우선 서울권은 만성적인 전세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번 예정된 서초구 반포 이주 수요 등 재개발과 관련된 전세 수요도 더해지며 전세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월세를 전환하는 임대인이 늘어날 수는 있으나 기존 갭투자를 진행 중이거나 자본이 부족한 임대인의 경우는 힘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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