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물건너 간다해도 잃을 것 없는 반도건설…가치 상승한 주식 팔아도 이득
   
▲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사진=반도건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한진칼 경영권을 욕심내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쓴맛을 보게 됐다.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진가(家) 남매 전쟁’ 승부의 추가 3자 연합(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반도건설·KCGI) 아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부장판사)는 반도건설 측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반도건설은 앞서 현재 보유한 8.2% 지분 의결권을 모두 인정해 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재판부는 “반도건설이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 참가’가 아닌 ‘단순 투자’로 고의나 중과실로 허위 공시했다”며 “관련법에 따라 지분 3.2%에 대해선 의결권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3자 연합은 반도건설 8.2% 지분 중 3.2%를 제외한 5%의 지분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가 권 회장이 한진그룹 명예회장직을 요구했다는 한진칼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단순 의견 전달’이라는 반도건설의 해명에도 재판부는 “영향력 행사의 목적이 배제된 단순한 의견 전달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조 전 부사장(6.49%), KCGI(17.29%), 반도건설(5.00%) 등 28.78%에 그치게 됐다.

반면 조 회장은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이 보유한 3.79%를 확보하면서 오는 27일 열릴 주총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법원의 결정으로 입지가 불리하게 된 3자 연합은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주총 이후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법원 결정 이후 조현아 측이 한진칼 지분 2.01%를 추가 매입했다고 신고한 것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KCGI와 반도건설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면서 지분율이 각각 18.74%, 16.90%로 상승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6.49%)의 지분을 더하면 3자 연합의 지분율은 총 42.13%다. 

여기에 1.5%가량 보유한 한진칼 소액주주연대도 3자연합을 지지하면서 지분율은 43.63%다. 조 회장측 우호지분 42.39%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여기에 KCGI와 반도건설이 추가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택사업에 한계를 느낀 건설사들이 최근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며 경영에 영향권을 행사하려는 이유 역시 한진의 다양한 연관산업에 진출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도건설 입장에서는 제3자연합의 경영권 싸움이 실패로 돌아간다고 해도 손해볼 일이 전혀 없다”면서 “통상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 주식의 가격이 상승하는데, 여차하면 산 값보다 비싼 가격에 주식을 팔아 이득을 챙길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폭락장에서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한진칼 우선주가 장중 폭등세를 기록한 바 있다. 주주총회를 나흘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날 기준 오전 9시50분 한진칼은 전 거래일보다 7100원(13.32%) 오른 6만400원에 거래됐으며, 한진칼우는 가격제한폭(29.81%)까지 오르며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진칼의 주가는 지난 24일 3자 주주연합이 의결권 관련 가처분소송에서 패했다는 소식 이후 27%대 폭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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