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감청 100배 뻥튀기...국민 불안 심리 부채질 정치적 악용 우려

   
▲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
요즘 카카오톡 감청 논란을 보면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가 떠오른다. 당시 전국을 뒤흔든 촛불시위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 카카오톡 감청도 마찬가지다. 평범한 시민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실시간 감청 당하는 일은 전혀 없다. 그런데도 혹시 내 카카오톡이 감시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심리를 일부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며칠 전 KBS 심야토론에 출연한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우리나라의 감청 건수가 인구 대비 미국의 15배라고 주장하였다. 상식적으로도 믿겨지지 않아 곧바로 법무부에 확인을 요청해 봤다.

답변에 따르면 미국이 오히려 인구 대비, 우리나라보다 5배 많은 감청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또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730배 많은 감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자료에 의하면 7배 정도 많을 뿐이다. 무려 100배 넘게 뻥튀기한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실시간 감청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것을 관련자들이 여러 차례 밝혔다. 구체적으로 감청 사례까지 친절(?)하게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연 평균 감청 건수는 118건이다. 그중 95%는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에, 나머지 5%는 살인, 유괴 등 강력사건에 대해 이루어졌다. 결국 평범한 시민들은 감청당할 일이 전혀 없다. 43만 명에 1명이 감청을 당하고 있고 그 1명은 대공, 강력사건 용의자인 것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이 우리나라의 감청 건수가 인구 대비 미국의 15배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민국은 국민에 대한 감청은 철저히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르고 있다. 미국은 9․11사태 이후 국가안보사범에 대해서는 법관의 영장 없이도 감청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감청 대상 범죄를 내란, 외환, 살인 등 주요범죄로 제한하고 있지도 않다. 미국 국토안보부(NSA)는 '원하는 것은 듣는다'는 모토 아래 세계최강의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전방위적 감청을 실시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아니면 말고 식의 허무맹랑한 주장을 일삼는 사람이 법사위원이자 새민주정치연합의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영교 의원이라는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서 의원의 주장은 그야말로 오도된 여론을 등에 업고 범죄수사를 위한 감청제도를 원천 무력화시키려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논란이 커질수록 속으로 쾌재를 부를 사람은 간첩 등 대공혐의자들이다. 서 의원과 야당은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더 이상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자해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안보에는 결코 여야가 따로 없다.

서의원은 허위사실 유포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한 점을 즉각 사과하고, 법사위원과 원내대변인직을 내려 놓는 책임지는 태도를 보여야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