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한 국난의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국민의 대표를 뽑는 2020년 제21대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공직선거법 개정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여러가지 측면에서 새로움이 있고, 흔히 '초유'의 선거라는 수식어가 일상적으로 붙는다.
만 18세, 일부 고교생도 처음으로 투표에 참가하게 되고, 준연동형비례대표제로 인해 단독 과반의 정당 탄생이 힘겨워지기도 하고, 사상 유래없는 감염병 사태 속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도 이번 제21대 총선은 유권자도, 후보도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선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는 오는 4월 15일 치러질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시민들은 그 선거에서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던질 것이다.
이에 본보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뜨거운 후보간의 격돌이 예상되는 10곳의 지역구를 선정했다. 그 격전지를 통해 이번 총선,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볼 예정이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손혜정 기자]4.15 총선 서울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히는 동작을에서 여성 판사 선후배가 맞붙는다. 주인공은 4선의 '노련함'을 앞세운 최고 인지도 여성 의원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와 '사법개혁'을 위해 국회에 입성하겠다는 패기의 정치 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이 후보는 본인이 '법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정치 입문 계기와 관련해 "사법개혁과 법원개혁에 직접 목소리를 내기 위해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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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작을 이수진 민주당 후보./사진=이 후보 페이스북 |
그러면서 이 후보는 출마의 변에서 "이번 총선은 전국의 나경원을 잡는 선거"라며 "동작의 나경원은 이수진이 잡겠다"고 나 후보를 집중 공세하기도 했다. 그는 당초 민주당이 거물급 나 후보에 대한 대항마로 '자객공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나 후보는 '일류동작'을 만들겠다며 다년간 현역 의원으로 활동한 '지역 일꾼'의 면모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또한 그는 인물론과 함께 출마 선언문에서 '정권 심판'을 내세우며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상으로는 '신인' 이 후보가 나 후보에 뒤쳐지지 않는다. TV조선 의뢰로 여론 조사기관 '메트릭스리서치'가 후보 지지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의 이 후보는 46.4%, 통합당 나 후보는 41.6%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2일 발표됐다. 두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는 4.8%p로 오차범위 내 치열한 접전이 예고된다.
지지 여부와 별도로 '당선 가능성' 질문에는 나 후보가 47%, 이 후보가 41.1%를 받았다. 그러나 당세는 민주당이 우세하다. '힘을 실어줘야 하는' 정당으로는 민주당이 56.2%, 통합당이 43.8%로 조사됐다.
다만 동작을 여론조사는 조사기관마다 두 후보 간의 격차가 천차만별로 나타나고 있다. 17일 뉴스시가 전한 '리얼미터' 조사에선 이 후보 지지율이 43.0%, 나 후보가 40.2%의 지지율을 기록해 위 조사와 같이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였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41.7%, 통합당이 34.1%였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중아일보 의뢰의 '입소스'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가 46.5%, 나 후보가 36.9%로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9.6%p로 집계됐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당선 가능성만으로는 나 후보가 41.0%, 이 후보가 40.9%였다.
또 MBC가 의뢰해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실시하고 같은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선 이 후보가 48.5%, 나 후보가 36.6%를 기록해 역시 오차범위 외 11.9%p 격차를 보였다. 당선 가능성으로는 나 후보가 44.3%, 이 후보가 40.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으며 정당지지도는 민주당이 44.6%, 통합당이 28%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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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작을 나경원 통합당 후보./사진=나 후보 페이스북 |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만으로는 '동작을'의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전한다.
동작을은 흑석·상도·사당동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지역구 내에 위치한 중앙대·숭실대·총신대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젊은층 인구 유입이 적지 않다. '호남세'도 강해 정당 지지도만 놓고 보면 민주당계 정당이 다소 우세해 보인다. 그러나 당선 의원 면면을 보면 보수 정당이 배출한 당선자가 상당수다.
요컨대 각 후보의 약점은 '인지도'와 '당색'이라는 지적이 많다. '인물론'과 '인지도' 면에서는 이 후보가, 선거후보 등록 직전까지 공천 파동으로 내홍을 겪은 통합당의 '이미지 개선'은 나 후보가 극복해야 할 요소로 떠오른다. 청년층 표심도 통합당과 나 후보의 과제 중 하나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지역 현장에서 실제로 보면 나경원은 모두가 알고 이수진은 그 당(민주당) 지지자들도 잘 모른다. 그냥 민주당이라고 해서 찍는 것 같다"라며 "지역 자체가 민주당 지지가 세서 나경원 대 이수진이라기보다는 정당 지지율 면에서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나 후보는 특정 성향의 단체로부터 온갖 선거운동 방해 공작을 받고 있어 이 또한 골칫거리다. 서울대학진보연합(대진연)은 '적폐' 또는 '친일' 프레임 피켓 등을 들고 나 후보 선거사무실 또는 선거운동 현장을 점령, 이에 대해 나 후보가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진연은 '김정은 찬양'으로 논란이 된 '백두칭송위원회'의 핵심단체 중 하나다.
그럼에도 동작을 6년 현역 나 후보는 지역 이슈에 밝은 만큼 부동산 가격에 예민한 민심을 공략하고 '강남 4구 완성'을 내세우고 있다. '교육·문화·경제밸리' 완성을 목표로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 및 명문여고 신설 검토, 한강 인접권 강화, 역세권 개발, 흑석동 재개발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통합당의 메인 총선 공약도 부동산 관련 '자유시장 내 집 마련'이다.
동작을 표심을 가르는 이슈 자체도 부동산·교육 두 가지가 메인으로 꼽힌다.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동작구 민원 1·3위는 아파트와 분양, 2·4·5위는 교육과 학생, 학교다. 종로 소재였던 대신고의 이전 문제도 흑석동 유치 여부를 두고 지역민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후보도 '법원개혁' 진정성 외 재개발 이슈 및 교육 분야, 청년 문제를 공략하고 있다. 그는 "흑석동에 고등학교를 새로 유치해 동작을 '원스톱 교육 특구'로 만들겠다"며 '공방 거리'와 '산학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마중물을 놓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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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진 민주당 후보(왼쪽) 나경원 통합당 후보가 동작을 지역 주민을 만나고 있다./사진=각 후보 페이스북 |
한편, 메트릭스리서치 조사는 지난 30일 동작을 거주자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무선면화면접 100%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다. 응답률은 20.9%였다.
리얼미터 조사는 지난 14~15일 이틀간 동작을 거주 18세 이상 남여 515명을 대상으로 유선(40%)·무선(6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3.4%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다.
입소스 여론조사는 동작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7~28일 이틀간 실시, 무선 가상번호(80~83% 비율)에 유선 임의전화걸기(RDD)를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유무선 평균 응답률은 9.4~12.8%였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4.4%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은 동작을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방식은 유무선 전화면접(유선 RDD 3%, 무선가상응답 97%)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7.1%,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4.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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