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여당 지지율 높은데 '지지 정당 없다'는 건 여당 지지 아냐"
샤이보수, 숨겨진 통합당 지지층 아닌 제3의 보수 정당일 수도
[미디어펜=손혜정 기자]각종 여론조사에서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열세 지표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는 '지지 정당 없는 1000만 부동층'의 향배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일각에선 '샤이 보수' 가능성 또는 '투표 의지 없는 무당층'이라는 분석 등 견해가 분분하다.

4.15 총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인 수가 4399만 4247명으로 4년 전 4210만 398명보다 4.5%(189만 3849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동아일보는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이 없거나 모르겠다'라는 응답이 27.2%였다는 결과를 접목해 현 시점의 무당층은 1000만 명 안팎이라고 관측하며 이들을 승부의 핵심 열쇠로 분석했다.

   
▲ 국회의사당./사진=미디어펜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당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던 투표율도 반전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지난 2일 선관위 발표에 따르면 '적극 투표 의향'을 드러낸 유권자가 10명 중 7명인 것으로 나타나 정치권에서는 실제 투표율이 60%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

즉 선거 때마다 결국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했던 유보층이 이번만큼은 어느 쪽이던 투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여야 모두 '중도층 표심' 잡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또한 미래통합당 측은 "'샤이보수'가 표심을 상당히 감추고 있다"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통합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정권 심판에 대한 숨겨진 분노'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 '지지 정당이 없거나 모른다'라고 응답한 부동층은 결국 "그 자체만으로 여당 지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부동층이 (숨어있는) '통합당 (지지자)이다, 샤이보수다' 치더라도 지금 여론조사만으로 볼 땐 쉽지 않는 격차인 것은 맞다"면서도 '과표집'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장 소장은 이어 2016년에도 '야당 부동층'이 많았다는 것을 암시했다. 다만 그는 "이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과학적이지 않다"고 부연하면서도 "'대통령과 여당에 힘 실어주자'라며 국정 지지율이 올라가는 상태에서 '지지 정당 없다'라고 응답했다면, 그 자체가 여당 지지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부동층은 이념이나 정당 충성도가 없고 '내 이익이 어디를 찍어야 부합하느냐' 이걸 갖고 투표하는 합리적인 유권자"라며 "이익 침해가 누구로부터 왔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익 침해 정당'이 여야 중 어느 당을 겨냥하게 되는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1000만 부동층'에 대해 "반드시 샤이보수라고 보기는 힘들다"라며 "분명한 건 투표율이 높아졌을 경우 공식적으로 여든 야든 과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해 '부동층'의 표심 향방을 중요 변수라고 꼽았다.

반면 '부동층'에 대한 다른 해석도 나왔다. 임종화 청운대 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586 세대가 주류로 올라온 이후 정치는 일상이 돼버렸다. 현실에서 정치에 관심 없다면서도 막상 정치적인 사람들이 많다"라며 "현재 한국인 정서에서 비정치적인 사람은 보기 드물기 때문에 '무당층'이라는 것 자체는 의미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 오는 4.15 총선에서 '1000만 유보층'의 표심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어 임 교수는 "(열혈 지지층 이외) 이미지가 좋은 쪽으로 표심이 가게 돼 있다"며 "오히려 통합당은 정통 보수 유권자를 잃고 있고 우파정당이 몇 갈래로 갈라졌기 때문에 이게 상당한 영향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이 불투명한 '중도'에 매달리는 사이 핵심 지지층이 상당수 통합당에 등을 돌렸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다.

보수 정당의 다극화 및 난립 현상 자체가 '보수 정통성'이 깨진 것이며 그만큼 정통 보수 지지층 또한 통합당보다 보수 가치 대변에 더욱 부합하는 제3의 정당으로 지지를 표할 것이라는 것이다. 즉 통합당과 같은 '네임드' 보수 정당이 아닌 다른 보수 정당을 지지할 '샤이보수'의 표심도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동아일보 의뢰의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는 지난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10.1%,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인용된 중앙선관위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달 3월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응답률은 15.0%, 표본오차는 9 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