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아파트 매매 시장 거래량 뚝
청약 시장은 지방, 수도권 모두 활황
   
▲ 부동사 매매시장과 청약 시장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문을 연 경기도 수원의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견본주택 내부 풍경.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부동산 매매시장과 청약 시장이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청약 시장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불패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9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청약시스템 이관 직후인 지난 2·3월 진행된 전국에서 진행된 아파트 청약은 모두 31곳이었다. 이 가운데 19곳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2·3월 1순위 청약자수는 총 49만432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8만7586명) 대비 163%가 증가했다.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도 43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대 1)보다 3배 넘게 뛰었다. 지난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속히 확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2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가 일반분양 67가구 모집에 8358개의 청약 통장이 몰렸다. 신반포 14차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최소 공급가(전용면적 54㎡ 기준)가 10억원이 넘었음에도 평균 청약 경쟁률이 124.7대 1을 기록했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수도권 등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2월 수원의 재개발 사업지인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미계약 잔여 물량 4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는 6만7965명이 몰렸다. 일반분양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적격자가 나왔을 경우 이에 대한 무작위 추첨을 진행하는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나 주택 소유 여부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해당 단지의 무순위 청약 당일에는 이른바 ‘줍줍족’이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검단신도시 역시 청약 훈풍에 미소를 짓고 있다. 우미건설과 대방건설이 지난 7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검단신도시 우미린 에코뷰’와 ‘검단신도시 3차 노블랜드 리버파크’ 역시 수십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청약 시장과 달리 기존 아파트 매매 시장은 거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이달 1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1분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7357건으로 직전 분기(3만2605건)보다 46.8% 줄어들었다. 고가 아파트 비중이 큰 강남3구의 거래량은 같은 기간 5105건에서 1431건으로 72%나 쪼그라들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거래 위축을 정부의 대출 규제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거래량이 줄고, 보유세 폭탄을 우려한 급매물이 출현하며 일부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 현상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당분간 청약 시장의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뜨거운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오히려 청약 시장으로의 쏠림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집값이 무섭게 폭등한데다 신규 분양단지는 오히려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택하면서 수요자 및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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